공기놀이

by 최서희

공기놀이를 한다.
한 살부터 쉰 살까지,
돌 하나씩을 줍다가,
두 개씩 짝을 짓고,
세 개씩 집을 짓고,
네 개씩 공동체를 만든다.
잠시 쉼표를 찍고,
그제야 비로소 나이를 먹는다.

살포시 공깃돌을 공중에 띄운다.
공깃돌이 떨어지는 속도를 따라
땅을 짚으며 하나씩 집어 든다.
아니, 손안에 넣는다.
그러다 돌 하나라도 놓칠라치면,
다시 처음부터.
잠시 쉬었다 가야 한다.

마지막 단계.
이제 진짜 나이를 먹는 일이다.
공깃돌 다섯 개를 하늘로 띄운다.
손등으로 받는다.
떨어진 것은 포기해야 한다.
쉬었다가 다시 모아간다.
운이 좋으면, 아니 손끝이 좋아야
몇 개쯤 손등에 얹힌다.
그걸 다시 손바닥으로,
그리고 손아귀로.
꽉 잡는다.
잡은 만큼 나이를 먹는다.

놀이 속에서도 나이를 먹는 일은 숨차고 버겁다.
천천히, 더디게,
놓쳤다 다시 줍고,
다시 모아 쥐고,
쉬어가며 나이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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