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바라던 순간의 연속(2)

세례식

by 망고

2025년 12월 27일(토)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 세례명은 '드보라'로 했다. 드보라는 판관기에 나오는 용감한 여성 판관이다. 사실 처음엔 세례명을 '라파엘라'로 하려고 했었다. 2024년 입원한 병원이 가톨릭 재단이었고, 첫 번째 입원 때 독감 때문에 닷새간 독방을 사용했는데 그때 아침저녁으로 가톨릭 기도가 나왔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교회로의 입교를 결심했기 때문에 라파엘의 여성형인 라파엘라를 예비 세례명으로 하려고 했다.(라파엘은 대천사 중 치유의 수호성인이고 당시 입원한 병동에 라파엘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한동안 세례명에 대해선 생각을 않고 있다가 예비신자교리 수업을 들을 때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라파엘라는 내 이름이 아닌 것 같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미묘하게 불편했다. 어느 날 기도 중 문득 드보라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처음 떠올린 순간 아 이건 내 이름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그걸로 정해 두고 세례 준비를 했다.

찰고(신부님이 그동안 예비자교리 시간에 배운 교리 등에 대해 질문하는 것. 구술시험)와 양형영성체(성체성사 때 빵과 포도주를 동시에 영하는 것. 보통은 빵만 영하는 단형영성체를 하는데 첫영성체때는 특별히 신부님께서 빵과 포도주를 동시에 영해 주신다고 하셨다.) 하는 연습까지 마친 뒤 세례식 당일이 되었다.


부모님은 종교가 없으셔서 부르기도 좀 이상해서 안 불렀고 친구 어머니랑 친구 동생, 대모님과 대모님 친구이자 내 고등학교 선배가 축하해 주셨다. 꽃다발도 두 다발이나 받았다! 대모님 친구(고등학교 선배 언니), 그리고 친구 동생에게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나의 세례를 축하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나도 이제 천주교 신자라는 생각에 너무너무 기뻤다. 선물도 엄청 많이 받았다. 초콜릿, 과자, 핫팩, 편지 여러 장(친구 어머니, 대모님 등), 꽃다발 두 다발, 실버 925 묵주팔찌(본당에서 선물해 주신 것. 내 세례명인 드보라가 각인되어 있다), 손십자가, 성모신심 묵주팔찌, 친구 동생이 그려 준 그림과 적어 준 말씀카드, 그동안 예비자교리 수업받았던 교재, 세례초, 축하케이크, 미사보, 성모자 입상 등등... 나는 참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다.

세례식 중.

세례 축하해! 이 말이 2025년에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 더 반짝이며 내게 다가왔다.


나의 수호성인 드보라 성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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