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강 면접이었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채용 공고에도 복리후생이나 연봉 이야기는 한 줄도 없었고,
떨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볍게 하고 학원에 들어갔다.
원장님을 뵙고, 준비해 온 시강을 바로 해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전 시강에서 아쉬웠던 ‘아이컨택’과 ‘학생 쪽을 바라보고 말하기’를 떠올리며
딱 그 두 가지만 신경 쓰며 수업을 진행했다.
시강이 끝난 뒤,
“영문학과 아니세요?”
“영어 강의 해보신 적 없으세요?”
뜻밖의 칭찬 같은 피드백을 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봉과 근무 일정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이었다.
문밖을 나서면서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인사를 드렸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들뜨고 흥분된 목소리로 합격 소식을 전했다.
그 이후로도 동탄, 안산, 평촌 세 곳에서
시강 면접 연락이 이어졌지만,
이미 합격했다고 말씀드리고 일정은 잡지 않았다.
비록 영어 강의 경력은 없지만,
3년간 학원에서 학생 상담과 관리를 했던 경력이
여전히 누군가에겐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물론 학원이다 보니 연차나 4대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간 일정에 따라 약 13일 정도의 휴무가 있고,
퇴직금도 별도로 지급된다고 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예전 프리랜서 시절처럼
내가 따로 신청하면 될 것 같다.
합격이후, 이번 주 월요일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초중등 영어라 수업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학원 시스템, 수업 커리큘럼 운영 방식,
학부모 소통 루틴 등이 따로 있어서
이 부분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늘도 1시 반까지 교육을 받으러 간다.
다음 주 목요일부터는 바로 수업에 투입되기 때문에
교육 내용을 빠르게 익히고,
개강 전에는 직접 시연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아마 몇 달간은
아이 케어, 집안일, 블로그 부업, 영어 공부, 운동, 그리고 학원 일까지
정신없이 돌아갈 것 같다.
지금도 수요일 연재 글을
목요일 아침에 이렇게 쓰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다시 재취업을 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예전처럼 바쁜 하루가 또 시작된다는 생각에
묘하게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다시 일상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조금은 서툴고 바쁘지만,
그 바쁨 속에서 또 다른 나의 루틴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