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직 면접에서, 갑자기 시강을 했다.

by 진심의 온도



상담직 면접에서 시강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한 3주 전쯤의 일이다.


그 무렵 나는
사람인과 잡코리아에 꾸준히 이력서를 올리며
입시 컨설턴트, 영어학원 강사, 직업 상담직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조금씩 한두 곳에서 면접 제안이 들어왔고,
그중에는 내가 직접 지원하지 않았던 학원 상담직 면접 제안도 있었다.


예전에 했던 경력을 살려

아이들의 입시 지도를 함께 돕는 직무라고 했다.


행정 업무와 생활기록부 관리가 포함된 포지션이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면접 일정을 잡았다.




집에서 약 27km 거리.


내가 먼저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먼저 연락을 준 곳이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


딱 45분 정도가 걸렸다.
멀지도,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거리였다.


학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데스크에만 8명 정도의 직원이 앉아 있었다.


2층까지 통으로 뚫린 구조라
건물은 실제보다 더 웅장하고 넓어 보였다.


입구에서 나를 맞이한 사람은
면접 연락을 주었던 젊은 면접관이었다.


그를 따라 2층 사무실로 올라가 면접을 시작했다.


그런데…

입구에서 문을 먼저 열어주던
백발의 나이 지긋한 노인분이
이곳의 채용 권한을 가진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면접 중
결혼했고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그분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지금 시기엔 아이에게 엄마가 많이 필요한 나이죠.”


그리고는
젊은 면접관에게 면접을 넘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 순간 직감했다.
‘여긴 어렵겠구나.’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다.
이왕 온 김에 경험 삼아 이야기 나누고
다음 면접을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내 경력은 고등 생기부 관리와 학습 관리였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건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위한
중등 생기부 컨설팅이었다.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고,
결국 면접관은 내게
“지금 어떤 직무로 면접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다.


입시 컨설턴트와
초·중등 영어 강사 면접을 함께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 순간,
‘영어 강사’라는 말에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내 목소리에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전날에도 시강 면접을 봤고
고등 모의고사 지문을 해석해왔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는 갑자기 물었다.


“지금 바로 시강이랑 독해 가능하세요?”


솔직히 속으로는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싶었지만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네, 가능합니다.”


잠시 후
젊은 면접관은 대표를 다시 불러왔고,
나는 즉석에서 시강을 하게 되었다.



to부정사는 이미 여러 번 면접에서 다뤘던 주제였다.
크게 어렵지 않게,
웃으며 강의를 마쳤다.


강의 후에는
조곤조곤, 천천히
장점과 단점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졌다.


이력서에 드러나는 나의 약점까지
담담하게 짚어주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합격을 직감했다.


이어 독해 지문 두 개가 주어졌다.
하나는 초·중등 교과서 예문 수준이라 무난했고,
다른 하나는 중등 수준의 지문이었다.


고등 아이들을 지도하며
수능특강 영어, 듣기, 문법, 독해 문제집을
틈틈이 공부해왔기에
완벽하진 않아도 문맥에 맞게 해석할 수 있었다.


독해가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지금 바로 투입해도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젊은 면접관은
상담직이 아닌,
영어 강사 입사를 제안했다.


급여는 예전 연봉보다 조금 높았고
4대 보험은 1년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퇴직금은 있었고,
연차는 1년에 약 7개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면
합격을 예상하지 못했다.


안 되면 다른 곳을 더 알아볼 생각이었기에
바로 출근 일정을 잡는 순간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꽤 당황스러웠다.


다음 날도 면접 일정이 있었고,
간절히 기다리던 재택 업무 결과도 남아 있었지만
대표가 트레이닝 강사들에게
먼저 나를 소개해주던 그 장면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지금,
나는 3주 차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초등관과 중등관 수업을 청강하며
시강 평가를 받고 있다.


3월 새 학기 전까지는
배움의 시간이다.


모르는 것도 많고,
멘탈이 흔들릴 만큼
강도 높은 피드백을 받는 날도 있다.


퇴사 후 6개월.


다시 이직을 하며
‘직장’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푹 쉬었다가
다시 바빠지는 나의 모습에
오랜만에 설렘을 느낀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시간이
빠듯해졌지만,
그만큼 배우고, 공부하고, 성장하고 싶다.


많이 배우며
조금 더 단단해지는

40대 워킹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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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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