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C Oct 28. 2022

27.우리가 몰랐던 공항 이야기

항공사 직원도 모르는 항공 업무의 잡다한 지식

전 세계의 공항은 통상적으로 인천공항처럼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도심에서 이격 된 공항은 Curfew(공항 운항 제한시간)라는 통금시간이 없어서 24시간 운영된다. 반면, 김포공항처럼 도심 인근에 위치한 공항은 항공기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심야의 소음을 방지하지 위하여 Curfew가 존재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다수 유럽의 오래된 공항은 역사적으로 공항 설계와 더불어 도심이 발달했기 때문에 공항이 도심에 인접해 있고 그에 따라 인근의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Curfew를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국가가 수 없이 공항과 인근 주민의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한 후에 적당한 장소를 지정하여 신공항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인천공항, 일본의 간사이 공항, 태국의 수완나품 공항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상대적으로 항공업이 늦게 발달한 일부 동남아 국가 같은 경우에는 애초에 도심 멀리에 공항을 설계하여 운항 제한시간을 설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내가 현재 앉아 있는 사무실 저 멀리 김포 공항 활주로가 한눈에 보인다. 혹자는 뷰 맛집이라며 부러워들 하지만 항공기 이착륙이 빈번한 시간대에는 전화통화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크기에 곤혹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나, 흐린 날이나 비가 오는 날 대형기 이륙 시에 그 소음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그러니, 공항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이 거주하는 도심에서 어느 정도는 이격 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김포, 김해, 대구, 울산, 광주, 여수, 양양공항은 Curfew가 있으며, 청주공항은 24시간 운영되어 김포공항의 기상이 좋지 않을 경우 회항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항이다. 이제 신나는 제주여행 후 마지막 비행편을 타고 서울로 가는 길에 기상이나 정비 등의 사유로 김포공항 Curfew에 걸려 청주나 인천공항으로 회항을 해서 항공사가 준비한 버스를 타고 새벽에야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에 도착한 이유를 알 것이다.  


또한, 공항은 작은 도시라고 보면 된다. 병원, 약국, 편의점, 상점, 세탁소, 찜질방, 호텔, 식당 등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모여있고,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겠지만 세관원 외에도 경찰, 군인, 기동대, 국정원 등의 정부기관도 사무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이하 인국공)에 대해 알아보자. 인국공은 아시아 최고 공항상, 아시아 최고 화물 공항상, 세계 최고 환승 공항상, 세계 최고 공항면세점상을 수차례 수상할 정도로 시설, 운영, 서비스 만족도에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여행을 많이 다녀 보신 분은 인국공이 얼마나 편리한지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인국공의 위대함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모른다.


공에는 활주로가 총 4본이 건설되어 있다.


활주로는 통상 360도의 방위각에서 몇 도 방향으로 서 있는지를 기준으로 이름이 붙여진다. 인국공의 활주로는 각각 330도와 150도 방향으로 2본, 340도와 160도 방향으로 2본이 있어 총 4개의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활주로의 이름에 따라 조종사는 이착륙을 실행하게 된다. 예를 들면 150 방향으로 활주로 2개가 나란히 서있는 경우 왼편은 "One Five Left", 오른편 활주로는 "One Five Right"가 되며, 관제탑에서 지시받은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 접근을 실시하게 된다.


항공기 이착륙 시 바람의 방향이 상당히 중요한데, 맞바람을 받으면 양력이 극대화되어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륙이 쉬운 반면, 뒷바람의 경우 착륙 시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위험성이 있기에 항공기는 최대한 정풍을 맞으며 이륙을 하거나 착륙을 하게 된다. 즉, 바람의 방향에 따라 활주로의 방향을 바꾸게 되어 330도 방향으로 내릴지 150도 방향으로 내릴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할 때는 오른쪽에 보이던 공항청사 건물이 며칠 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바람의 방향 변화로 인해 왼쪽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활주로의 이름과 방향은 항공기 출발 전 계류장 이동 중에 쓰여 있으니 작은 창문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여객터미널은 현재 2개이지만 탑승동까지 포함하면 3개라고 볼 수도 있다.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을 가운데에 두고 좌우측으로 활주로가 면해 있으며, 원격 계류장, 제빙 계류장, 화물 계류장들이 이어서 있다. 면세점도 거대하여 약 700여 개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주머니만 두둑하다면 집하고 차만 빼고 거의 모든 제품을 구입 가능하다.


여행, 출장을 위해 공항에 가게 된다면 약간은 일찍 도착하여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도 느껴보길 바란다. 여객터미널 중앙에서 펼쳐지는 문화공연도 보고, 언젠가 항공사 직원이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시간을 할애하여 2층에 위치한 공항 상주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도 스쳐 지나가 보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들의 여행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공항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그곳은 사람을 웃게도 하고 때론 울게도 만드는 곳이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와 친지를 만나 처음으로 웃으며 껴안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곳이다.


많이 보았었다. 사람들의 울고 웃는 다양한 표정들을..


공항은 참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다..

작가의 이전글 26.항공 용어의 기원과 비행기가 궁금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