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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C Nov 01. 2022

28.운항/캐빈승무원 그들은 어디서 오는가

신입사원 시절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

가끔은 여행자의 시각에서 운항/캐빈승무원들을 공항에서 바라보며 도대체 저들은 어디서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잠을 자다가 여정이 끝난 후 지저분해진 나와 다르게 저렇게 깔끔한 유니폼의 모습으로 다시 비행을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졌던 적이 있다.


회사마다 차이는 조금 있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캐빈승무원은 본사에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셔틀버스로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으로 이동을 하게 되며, 운항승무원은 각자 공항으로 개별 이동 후 브리핑을 하고 비행계획서를 수령하여 항공기로 출발한다. 통상 운항승무원의 브리핑 시각은 항공기 출발 시각을 기준으로 국내선은 1시간 전, 국제선은 1시간 20분 전이다.


브리핑 후 승객들과는 다른 별도의 Crew 전용 보안검색대를 거쳐 출국심사대에 G/D(General Declaration. 승무원 명단이 적혀 있는 출력물. 출입국 시 여권 대용으로 사용.)을 제출하고 출국장으로 이동한다. 비행 시에는 각종 개별 자격증 및 신체검사 증명서, ID CARD, 여권, 승무원 등록증 등을 반드시 휴대해야만 한다.


게이트 도착 후 준비가 완료된 항공기에서 운항/캐빈 합동 브리핑을 진행한 후 각자 비행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하게 된다. 운항승무원의 경우 장거리를 운항하는 항공편의 2SET(2 CAP, 2 F/O)의 임무라면, 통상 PIC(Pilot In Command) 기장 1명과 부기장 1명이 조종석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2명의 조종사는 비지니스좌석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조종석에서의 준비 사항은 FMC(Flight Management Computer) 입력, 체크리스트 수행, 항공기 외부 점검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그러는 와중에 캐빈승무원은 기내 보안 점검, 청소 상태 확인, 기내식 점검, 면세품 점검, IFE(In-Flight Entertainment) 점검 등을 수행하고 승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된다.


항공기에서 보는 캐빈승무원의 모습은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승객들이 식사를 다 마친 후 캐빈승무원들은 좁은 갤리에서 서서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고 휴식시간이 되면 교대하면서 승무원 전용 Bunker에서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운항승무원 중 먼저 비행을 하는 편조는 이륙 후 지속적으로 계기판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관제소를 거치면서 들어오는 정보에 의거하여 고도, 속도, 방향 등을 재설정한다. 이어 교대 시간이 되면 간단한 인수인계를 실시한 후 자리를 바꾸어 휴식을 취하던 새로운 편조가 비행을 담당하게 된다. 만약 조종석 인근 좌석에서 얇은 점퍼를 입고 쉬고 계신 분이 있다면 최대한 정숙을 부탁드린다. 그분들이 우리를 안전하게 목적지로 데려가는 운항승무원일 가능성이 높다.


현지 도착 후 승무원 별도 통로에 G/D를 제출하고 신속하게 빠져나간 후에는 셔틀버스를 타고 인근의 L/O 호텔로 향하게 된다. (드물지만 운항과 캐빈이 별도의 호텔에 묵는 경우도 있다.) 도착 후에는 말 그대로 개별 휴식 시간이며 과거에는 같이 식사를 한다거나 골프를 즐기기도 했지만 MZ 세대가 비행하는 시대에는 식사나 운동 등도 거의 터치하지 않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호텔에 마련된 Crew Lounge에 모여서 인트라넷으로 중요 공지를 읽는다거나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동료들과 사담을 나누고 사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시차 적응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한다. 한국 시간에 맞추어 잠을 자는 승무원도 있고 철저히 현지 시차에 맞추어 움직이는 승무원도 있다.


여객기 기준으로, 현지에서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72시간 정도 (운항기종, 운항요일 등에 따라 변동) 머문 후 호텔에서 제공한 Pick Up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는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한다. 이후에는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비행을 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택으로 돌아가 다시 규정에 근거한 최소 휴식 이상의 휴식을 취한 후에 비행을 재개하게 된다.


예전에는 해외의 유명 박물관, 식당, 면세점 등에서 승무원들에게 최소 5%~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곳이 많았다. 지금도 다수의 공항에서 승무원 등록증이나 사원증을 내밀면 Crew Discount를 제공해 준다. 물론, 일반직의 사원증도 통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신입시절 호주 배낭여행 시 모 아쿠아리움을 들렸는데 항공사 직원은 무료라며 꽤 비싼 입장료를 받지 않고 들여보내주어서 항공사 직원이라는 사실에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승무원에게 제공되는 기내식은 기장과 부기장은 서로 다른 메뉴를 먹어야 하는데 통상 손님들을 위해 비즈니스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을 순서에 따라 코스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트레이에 위에 제공하는 간단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 외에도 조종석 안에는 물, 몇 가지의 음료, 땅콩 등의 스낵이 제공되고 졸음과의 싸움을 위해 커피도 제공이 된다.


캐빈승무원도 별도의 기내식을 취식하는 건 마찬가지이며, 승객들에게 서비스된 후 남는 음료나 음식물은 대다수 폐기처리된다. 특히, 각 국가의 세관규정에 따라 취식을 하지 않아 남겨진 새 컵라면도 무조건 폐기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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