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여행의 의미 재발견
보르도에서 약 3박4일간 와인에 대해 알게 된 다음, 2022년 7월31일 다시 파리로 이동했다.
약 5년 만에 다시 간 파리는 언제봐도 새로웠다.
파리로 오자마자 N포털사이트 유럽여행카페에서 미리 컨택한 동행분과 만나기 위해 오르세미술관 근처로 갔다. 이날은 오르세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 위주로 가는 일정이었다.
오르세미술관은 2008년 군입대를 하기 전 갔던 곳이었지만 14년 만에 간 오르세미술관은 새로웠다. 14년 전에 사람이 많다고 그냥 지나갔던 반 고흐 자화상 그림을 눈에서 보게 되었고, 오르세미술관을 가면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대형시계를 발견했다. 동행분이 미술관 관람에 관심이 있어 전시된 작품들을 조금 이해하면서 볼 수 있어서 나에게 있어서 오르세미술관 자체는 유의미한 발견이었다.
오르세미술관에서 관람이 끝난다음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넘어가면서 세느강 주변을 경유했다. 강주변으로 긴 테이블을 둔 노천 카페들을 보고 한강보다는 짧은 강폭에 접근이 쉬운 세느강을 가진 파리지앵들이 세느강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랑주리미술관에 도착해서 그 유명한 모네의 수련을 볼 수 있었다. 미술관의 시그니처 작품이다 보니 사진을 찍는 관람객들로 가득찼었다. 관람 후 파리올림픽 당시 양궁경기가 펼쳐졌던 앵발리드 근처 공원을 걸어가면서 파리의 여유를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둘째날에는 파리에 놀러와서 못해본 경험들을 했다.
우선 함께 동행하기로 한 분이 알려준 방법으로 사전에 예약한 파리에 와서 먹어야하는 달팽이 요리를 먹었다. 제대로 파리를 여행하는 느낌의 시작점이었으며, 여태껏 파리를 스쳐지나가기만 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식사를 하고 회사 지인의 부탁으로 의류 구매대행을 하러 유명패션브랜드 가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회사 지인이 구하고자 하는 옷을 발견하고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원하는 사이즈가 있지 않아서 이런 브랜드가 있구나 하는 정도로 알고, 당장 내가 가을에 입어야 할 옷들을 사러 다른 가게들로 갔다.
해외직구가 활발해지는 시기여서인지 현지에서의 가격하고 한국에서 해외직구를 해서 구매하는 가격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나름 쇼핑을 마치고 파리 동북부에 있는 생마르탱 운하로 넘어갔다. 관광객들로 꽉 찬 에펠탑 등 유명스팟들과는 달리 여기서는 여유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운하는 가을에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왜냐하면 계절마다 보여주는 모습이 다양할 거라 무의식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셋째날에도 둘째날 함께 한 동행분과 파리에 와서 못해본 경험들을 했다.
에펠탑을 보러 가는 곳인 샤이오궁에서 에펠탑을 바라보며 식사를 했다. 햇빛이 뜨거웠지만, 언제 에펠탑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어보겠냐는 생각으로 햇빛이 주는 뜨거움을 잊고자 했다.
식사를 한 다음 에펠탑이 보이는 골목길에 있는 꽃가게에서 꽃 한다발을 산 다음 동행분의 사진촬영을 하고, 꽃 한다발을 엎고 파리 시내 한가운데를 걸어다녔다. 동행분이 꽃 한다발을 엎고 가는 내 모습을 찍어줬는데 사진을 보니 내가 즐겁긴 즐거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뤽상부르 공원 잔디밭에서 동행분이 미리 챙겨온 간이 돗자리를 깔고 와인한병을 나눠마시면서 파리의 여유를 만끽하였다. 파리에 오면 공원에서 낮술을 하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걸 하게 되어 유명 스팟을 여러군데 다니는 것 보다 훨씬 좋은 파리여행이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 갈까말까한 파리를 4번이나 갔지만, 제대로 파리를 여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왜냐하면 파리에 와서 현지 파리지앵들의 여유로운 삶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고, 여행이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旅行)의 사전적 의미가 ‘유람, 휴식 등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일’이라고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어 지는 데, 이번 파리여행은 말 그대로 휴식의 의미에 충실했다 느꼈다.
하나라도 더 유명스팟을 보기보다는 하나를 덜 보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현지를 체험하면서 휴식을 취하는게 사전적 의미처럼 진정한 여행이라 생각되어지고, 앞으로의 여행이 항상 사전적의미의 여행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