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조지아-트빌리시

즉흥, 충동적 선택의 순기능

by 감백프로

2023년 7월은 ‘개성, 단순, 불안, 결핍, 인간미’ 글 속 캐릭터들과의 회사생활에 한참 적응하고, 처음 단독으로 맡아 본 아파트 건설공사 건축공종 공사관리관으로의 업무에 어수선함과 짜증을 동반하면서 적응할 때였다.

점점 더워지는 한국 여름에 불쾌지수는 더 올라갔음에도, 사람들이 여름이니깐 휴가를 가야지 하는 모습과 반하여 여름 휴가 자체를 계획하지 않았다. 그러나 출근을 하면 할수록 현장에 기자들이 오거나 폭염예방캠페인을 해야한다 등 건설공사 공정과는 동떨어진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본연 업무 외의 이슈로 귀찮고 번거롭게 짜증나고 투덜대는 일이 늘어났다. (물론 위에서 시켰으니깐 일은 했다.) 그래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2026년 이후로 그 이름이 사라지는 A항공사 모바일앱에서 유럽노선의 비즈니스클래서 마일리지 항공권 발권이 가능한 도시를 찾았다.

그래서 찾은 도시는 2017년 2월에 다녀 온 이스탄불이었고, 일단 서울을 벗어나보자라는 생각에 회사 지하랑 연결되는 지하철역에 도착하기 전 마일리지 항공권을 발권했다.

발권하고 난 다음, 이스탄불엔 4번이나 다녀왔고, 카피도키아를 비롯한 터키의 주요관광지를 가봤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터키를 말고 어디를 가지 하고 우선 아이폰 지도 앱을 켜서 터키를 둘러싼 나라들을 봤다. 눈에 들어온 나라는 조지아였다.

왜 조지아였냐면 수 년전 재밌게 봤던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한 ‘온에어’라는 드라마에서 조지아 와인에 대한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하는 내 급한 성격상 이스탄불행 마일리지 항공권을 발권한 날에 이스탄불에서 조지아로 가는 항공권을 발권했다. 이 때는 내가 어지간히 회사를 벗어나고 싶은 걸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여행지 선택과 추진으로 나타내진거 같았다.

약 한달 후 2023년 8월19일, 이스탄불을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다.

비즈니스클래스를 타고가기에 지금은 사라진 인천공항 제1터미널 내 A항공사 프리미엄 체크인 구역에서 줄을 서지 않고 수속을 밟고,

라운지에서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다른 승객과의 접촉이 없는 풀플랫 스태커드레이어드 좌석에 탑승했다.

그리고 사기그릇에 담겨진 기내식과 라면 또한 먹었다.

회사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인다고 나름 고생한 걸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보상받는 거에 대해 심취한 나머지 비행기에 내리고 나서 이스탄불 시내로 이동할 때 에어팟을 좌석 수납공간에 두고 내린 걸 알게 되었다. 조지아에 도착하기 전부터 무난한 여행이 되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탄불 시르케지 지역의 한 호텔에서 1박을 한 후 2023년 8월 20일,

이스탄불 공항으로 이동하여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약 2시간이 걸렸으며, 2시간 동안 잠시 낮잠을 청하였다. 비행기 창문 옆 벽에 기대서 낮잠을 청하였는데, 너무 잠이 잘왔다.

드디어 조지아 트빌리시에 도착을 했고, 미리 예약한 숙소를 가기 위해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여기서 별도의 현지 교통카드를 구입할 필요 없이 트래블월렛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만해도 탑승할 수 있는 ‘컨택리스’기능을 쓸 수 있다는 거에 놀랐다. 정말 여행하기 편리해졌다라는 걸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트빌리시 자유광장 근처에서 우리나라 만두와 유사한 조지아식 만두인 ‘힌칼리’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만두와 유사하겠구나 생각했지만 맛은 짜기만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힌칼리’식사가 되었다.

다음날이 되고나서 우선 조지아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성삼위일체성당’으로 갔다. 해당 성당의 경우 조지아정교회 방식으로 신부님이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타 유럽국가의 카톨릭식 성당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고딕양식과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이루어진 내부장식과는 성당은 절제된 모습이었다.

성당을 둘러보고난 다음 행선지를 ‘나리칼라 요새’로 정했다. 가는길에 배가 고파서 고르가살리 광장 인근에 루프탑 레스토랑에 가서 조지아 빵인 하차푸리와 와인 한잔을 먹었다.

힌칼리와는 달리 짠맛이 없어 먹기 편했고, 여유있는 야외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난 다음 나리칼라 요새로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을 했으며, 요새에 와서 서울의 북적함과는 정반대인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해가 지고 저녁시간이 되어서, 숙소 근처에 있는 와인바들이 몰려 있는 골목길로 가서 골목길 한가운데에 테이블이 놓여진 와인바로 가서 와인한잔과 함께 트빌리시에서의 여유롭고 한적한 저녁 공기를 느끼면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조지아로의 여행이 즉흥, 충동적인 선택이고 트빌리시 시내 자체로는 타 유럽도시와는 달리 관광지로서 많은 걸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일상 속 북적거림과 혼잡함을 벗어나 여유를 가져다 준 점에서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선택의 순기능에 대해 알게 된 트빌리시 여행이었다.

(조지아의 경우 입국은 그 당시 364일 무비자로 머물 수 있으며, 타 유럽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인터넷 인프라 환경이 매우발달되어 있어 IT업종에 종사하는 디지털 노마드와 장기간 여행을 하는 여행매니아들에게는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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