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암스테르담

지연출발이 가져다 준 여유

by 감백프로

쾰른에서 하리보 대형매장을 다녀오는 미션을 클리어한 다음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독일 고속열차 ICE를 타고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도중 갑자기 열차는 뒤셀도르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지 않는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여러번의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열차 지연 출발이나 도착을 경험했지만, 열차가 가다말고 운행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우선 역 내에 있는 유인매표소를 가서 당초 타기로 했던 열차의 티켓을 역무원에게 보여주고, 짧은 영어로 상황설명을 하였다. 역무원이 내가 말한 내용에 대하여 상황파악을 한다고 동료 역무원에게 문의하는 등 시간이 약 20분정도 소요되어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기로 한 시간에 가지 못할까봐 초조했다. 다행히 한 시간 뒤에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열차가 있다는 안내를 받고 안도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생겨 역 밖으로 나와 역 밖의 도시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열차 운행 중단 덕에 뒤셀도르프라는 도시를 오게 되어 아이폰 사진 앱에 뒤셀도르프 방문 인증을 하게 되었다.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열차가 드디어 오고, 약 2시간이 지나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을 때 쾰른에서처럼 비가 온 흔적이 우중충한 하늘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쾰른에서 걸린 감기몸살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부터 청하였고, 다음날 아침이 될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고, 그날 밤 한국으로 돌아가야하기에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잠시 호텔에 맞기고 암스테르담 시내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반 고흐미술관이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암스테르담에 오면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인 하이네켄 맥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하이네켄 맥주박물관엔 하이네켄 맥주의 역사와 맥주제조과정을 영상과 음향이 중심이 된 간접체험전시시설 내부를 이동하면서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맥주를 시음할 수 있어서 맥주박물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전시시설의 경우 맥주제조과정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되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럽 내에 잘 나가는 국가답게 반 고흐 말고도 하이네켄이라는 상징물이 있어 왜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또한 체감할 수 있었다.

맥주박물관을 둘러보고 난 다음 시내 곳곳에 있는 운하들을 둘러보면서 암스테르담 시내 풍경 사진을 여러컷 남기면서 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톡에는 내가 타야할 비행기가 한국에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비행기 출발시간이 지연된다는 메시지가 남겨졌다. 처음에는 두 시간이었다가 결국에는 12시간이 지연된다는 최종메시지가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12시간 이상 지연출발이 회사가는게 재미없어지는 시기라 나에게는 오히려 더 좋았을 일이였지만, 한국에 도착하고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해야하고, 이제 막 입사한지 9개월이 된 사원나부랭이여서 휴가갔다가 늦게 복귀하면 사람들의 눈에 띄고 입에 오르내리는 걱정부터 앞섰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서 해보니 이왕 12시간이라는 시간이 더 생겼으니, 마저 보지 못했던 암스테르담에서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12시간 이상 지연출발은 좋은 기회이자 여유로 여겨졌다.

시간이 생겨 암스테르담 역 근처 큰 대로변 한 가운데에 있는 노천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을 여유있게 하고, 튤립씨앗과 튤립들을 파는 시장도 구경하고, 암스테르담을 상징하는 운하 옆 좁고 높은 주택 조각도 사는 등 정시출발이었으면 못한 것들을 해서 즐거웠다.

한국에서 지연 출발한 비행기가 나를 태우고 다시 한국으로 가야할 시간이 아침 일찍 7시여서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로 1박을 더 하게 되었다. 급하게 1박을 하게 돼서 약 20만원 이상 돈을 더 쓰게 되었다. 그래도 호텔 방 창문으로는 공항 계류장, 활주로가 바로보여 비행기가 뜨고내리는걸 가깝게 볼 수 있어서 1박을 한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한국으로 드디어 가게 될 시간이 돼서 비행기를 타고 약 10시간 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새벽 5시였고, 4시간 뒤에 출근은 해야하니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약 2시간 눈을 붙이고, 출근했다.

베를린-쾰른-암스테르담 여행에서는

과거를 기억하고 뉘우치는 방법, 예상치 못한 상황이 가져다 준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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