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쾰른과 본

하리보의 고향을 찾아서

by 감백프로

베를린에서의 역사와 건축공부의 테마를 가진 여행을 마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넘어가기 전 중간지점인 쾰른으로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쾰른을 가게 된 계기는 부서 직원이 독일을 가게 되면 엄청 큰 하리보 매장이 있는 쾰른을 가보라고 해서였다. 하리보 젤리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다. 쾰른이 점점 다가오면서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가 오기 전에 쾰른에 도착했다.

쾰른 중앙역에 내리자마자 쾰른의 상징인 대성당이 고개를 들어도 첨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게 서 있었다. 내가 봤던 성당 중에서 체감상 가장 큰 성당이었다. 중세시대 성당을 짓게 된다면 약 100년이 걸려 해당지역의 주민들이 할아버지-아버지-자신 이렇게 3대가 성당 건립에 참여하게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바 있었다. 지금이야 길어야 10년이면 유사규모 건축물이 지어지는데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를 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간 성당을 보면 뭔가 인간의 의지, 인내, 책임감이 느껴졌다.

쾰른 대성당 근처 조그마한 광장이 있는 곳에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대성당이 보이는 풍경의 사진을 남기고, 쾰른에 온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본으로 출발했다.

쾰른에서 본까지는 기차로 약 30분이 걸렸다.

쾰른에서 기차를 탈 때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으나, 본에 도착해서 하리보 매장으로 가는 길에 비가 결국 쏟아지고 말았다. 우산을 들고오지 않아 캐노피가 있는 건물들을 찾아 조금씩 쉬면서 이동했다. 비는 그칠 줄을 몰랐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하리보 매장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비를 맞고 갔다. 비를 맞고 걸어간지 약 15분 뒤 드디어 하리보 매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도착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해냈다는 말을 했다.

하리보 매장은 매장이기 전 하리보를 생산하는 공장이었고, 공장이 이전을 하고 대형마트와 같은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매장 안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온갖 종류의 하리보 젤리들이 있었으며, 마그네틱 같은 하리보 굿즈들도 있었다.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꼭 한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비를 맞으면서 까지 온 보람을 느꼈다.

가족과 직원들에게 줄 온갖 종류의 다량의 하리보 젤리와 곰돌이 모양의 마그네틱을 구입하고 본 시내를 들린다음 쾰른으로 복귀하였다.

하리보 젤리를 한국에 와서 먹었을 때 한국에서 파는 하리보 젤리보다 말랑말랑하고, 과일 맛이 더 느껴져서 더 많이 사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본의 경우 서독의 수도였는데, 수도답게 스케일이 큰 건축물들로 둘러쌓이기 보다는 일정 높이의 건축물들과 정돈된 도로와 조경식재들로 구성되었다. 뭔가 차분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곳으로 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거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고 난 다음의 쾰른 대성당 주변의 야경을 둘러보고 하리보 매장을 다녀오고자 한 미션을 클리어한 보람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비를 맞고 하리보 매장을 간 덕분에 감기몸살이 찾아왔고, 감기몸살과 함께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