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1 욕심쟁이 유후훗

하나라도 더 말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결핍

by 감백프로

지난 에피소드에선 '욕심쟁이 넘버원 만석'의 불안-초조-분노 관련 이야기를 하고, 텔레토비들의 단순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겠다고 예고를 하였으나, 바로 단순에 대한 에피소드로 이어지기보다는 불안과 조금이라도 연결될 수 있는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결핍'은 국어사전에서는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으로 정의됩니다. 즉 원하는 바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욕심쟁이 넘버원 만석'의 경우 그 결핍을 업무와 행사로 채우려고 합니다. 특히 행사에서 말입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계량화된 수치로 결과를 내는 곳이 아닌 '무엇을 했다'로 결과를 보여주는 특성을 보이는 데 특히 행사개최와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서 소위 말하는 '보여주기 식'으로 결과가 만들어집니다. 행사개최와 보도자료 배포, 보도자료 내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 검색되는 등 말 그대로 '보여주기 식'이지만 결과를 냈다고 생색내기에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만석'의 경우 업무와 행사로 보고받는 사람 또는 듣는 사람에 대한 생각보단 본인중심으로 생각해서 하나라도 더 말하고 싶고,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공공기관의 기안문은 되도록이면 개조식으로 간단명료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게 포인트이지만, 만석에게는 그 반대이며, 최근 10년 내 공공행사의 경우 되도록이면 의전을 최소화하라는 기조가 있을 만큼 가성비 있게 효율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지만 만석에게는 역시 또 반대입니다.

‘만석'의 열정적인 행사의 달인으로서의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 전 공사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착공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사장님으로부터 착공식 개최지시가 있었고, '만석'에게는 본인의 존재감을 크게 알릴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보통의 행사의 경우 전문업체에게 위임하여 전문업체 주도로 행사를 기획하고 실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석'은 본부 전 직원을 총동원하는 건 물론이고, '만석'의 실무자 시절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행사준비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예로 착공식에 오시는 분들에 대한 초대인데, 최근 결혼식 초대를 모바일청첩장으로 하는 흐름과는 반대로 일일이 종이초대장을 만들어 찾아뵙고 초대하라 지시를 합니다. 어디서 본거는 있어서 초대장도 청첩장처럼 접어져 있는 걸 펴서 볼 수 있도록 만들라 하여 최근 2년 내 직원 결혼식 청첩장을 모아 사례조사를 하여 만들게 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근데 초대장을 받은 손님들은 반응이 없었습니다........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감........

그리고 착공식 때 오는 손님들에게 줄 답례품을 포장하여 배포만 하면 되는 걸 특유의 불안함이 발동하여 포장지를 뜯어 1+1이라는 문구를 보고 분노를 하여 새로운 걸로 사 오라고 텔레토비들을 나무랐습니다. 수백명이 오는 행사에서 답례품은 주로 소모품이어서 오래 보관하지도 않는데....... 그리고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하고 싶어서 인지 젊은 직원들을 시켜 경과보고를 지시하고, 복장도 안전모에 각반까지 차게 만들었습니다. 세심함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상위기관에서 되도록이면 행사하는 모습을 과하게 보이지 말라 하여 준비하는 직원들의 복장을 간소화하라고 요청을 하였으나, '만석'은 굳이 꼭 각을 잡겠다고 더운 날씨에 직원들에게 근무복(재킷)을 입게 시켰고, 주차를 안내하는 직원은 그늘 없는 뜨거운 땅 한가운데 서 있게 하여 보는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또한 땡볕이 있으면 그늘로 가고싶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보기 싫었는지 앞선 개성 에피소드에서 소개한 '흑토리 병조'에게 그늘에 있은 직원들을 땡볕으로 나오게 시켜 직원들을 그늘에서 쫓아내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나온 언행으로 '흑토리 병조'가 익명커뮤니티에서 욕을 듣게 되었습니다.


(준비기간 중 상위기관에 준비현황을 보고하러 가는데 '만석'이 '직원들이 밤새서 준비했습니다!' 하니 상위기관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아니에요?' 했음ㅎㅎ)

행사를 통해 본인이 생각했던 걸 다 하고싶어하고 다 관여하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행사는 잘 끝나긴 하였지만,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직원들에게 심어지게 되었고, 그저 '만석'의 말을 다 하지 못해서 그저 말을 다 하고자 하는 결핍을 채우는데 불과 하였습니다.

행사준비 말고도 홍보준비로 결핍을 채우려고 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건설 관련 공기업의 특성상 민간에서 시도하지 않는 특이한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중 국내 최초의 타이틀을 가지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해당프로젝트의 경우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숟가락이라도 하나 얹으려고 방문의뢰나 방송촬영 의뢰가 있었습니다.(방송촬영 의뢰 기관은 무례하게 의뢰하였음ㅎㅎ)어느 한 기관이 '만석'에게 해당 프로젝트에 대하여 함께 홍보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전까지는 프로젝트가 완료될 때까지 외부기관 방문을 지양했던 기조와는 달리 다른 기관에게 뺏길까 봐 준공도 하기 전에 대대적으로 먼저 홍보를 하라고 담당부서에 지시를 하였습니다. 해당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하게 알릴 수 있도록 보도자료를 시리즈물(기술별 소개) 내라 지시, 홍보 PPT에 국내외 동향까지 상세히 소개 등 과하게 포장을 하라 지시함은 물론, 특유의 불안과 초조가 발동하여 당장 내일 가져와 식으로 지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시점에 정국이 돌아가는 흐름(어수선할 때는 조용히 있어야 하는 국룰)과 상관없이 당장 다음날에 보도가 될 수 있도록 번갯불 콩 구워 먹듯이 난리를 쳤습니다. 다행히 당장 보도자료가 나가는 건 보류가 되고, 준공시점에 맞춰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계획으로 흘러갔습니다. 물론 공사에서 국내최초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홍보를 통해 공사의 대외이미지가 향상되는 효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행사와 홍보는 기관과 정치인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보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보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을 오랫동안 남기게 하는 게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넷, 유튜브 등 매체가 발달된 요즘 시간이 지나도 얼마든지 검색해서 찾아서 볼 수 있고, 영상이 길면 자연스럽게 안 보게 됨-쇼츠가 유행하는 이유)하나라도 말을 더 하고 싶고,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지만 정도의 차이는 결핍의 정도에서 온다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하나라도 더 말하고 싶고 제 얘기를 많이 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결핍이 있었고,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그 결핍으로 인해 목표했던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다만, '욕심쟁이 넘버원 만석'의 에피소드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실무자로서 공공기관 종사자로서 본인의 결핍을 꼭 채워야 하는것이 아닌 홍보와 행사의 본연의 목적, 보는 사람과 듣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같이 준비하는 임직원들도 즐겁게, 효과적으로, '가성비' 있게 세상의 흐름과 시대의 흐름에 동떨어지지 않게 홍보와 행사를 준비하면 그 결핍이 채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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