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그토록 갖고 싶었던 사짜 자격증인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시간적·심적 여유가 생겨 학부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학부 총동창회를 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만큼 즐거운 자리가 될 거라는 기대와 함께 갔지만,
정작 구성원의 90% 이상은 50대 이상 아저씨들 위주였다. 심지어 칠순을 바라보시는 분들도 몇몇 계셨다.
뭐 여기까지는 회사 직종모임도 주로 오는 연령대가 높으니 그럴수 있겠구나 했다.
그러나 처음 얼굴을 본 학부 선배님들 중 일부는 반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어디 회사에서 왔냐 그랬을 때 우리회사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비속어를 내뱉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고,
(모 청 공무원이었으며, 우리회사에 무언가 모를 하대하는 감정이 있었는 듯 함)
술잔이 비었다는 식의 술자리에서 어린 사람들이 불편해 할 똥군기 아닌 똥군기를 부리는 분도 있었다.
(후배들이 잘 안받아 주니 처음 온 나에게 똥군기를 부린 걸로 추정)
물론 학부 선배들 대부분은 처음 온 후배인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종종 보자고 말을 하였다.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듯이 몇몇 때문에 동문회의 이미지가 안 좋을 뿐이었다.
동문회를 다녀오고 나서 사내 직종모임에서도 젊은 직원들(20대에서 40대 초반)이 오고싶어하지 않은 현상이 동문회에서도 나타나고, 50대 이상 학부선배 및 직원들의 언행이 젊은 직원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소위 말하는 ‘꼰대’스러움을 보여주는 것 또한 어딜가나 다르지 않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왜 중년 아재들이 사람들에게 꼰대소리를 듣게 되고,
젊은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우선 중년 아재들의 집 안에서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중년 아재들은 대부분 어느 한 가정의 가장이고, 부모님일 것이다.
그리고 아재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20대에서 30대 일것이고, 결혼을 한 지도 최소 20년 이상은 족히 넘었을 것이다.
아재들은 자녀들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해왔을 것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자녀가 초등학교 저학년이 될 때까지는 부모와 자녀가 주말 또는 방학에 놀러를 가고 스킨십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이 점차 10대 초중반이 되면서 자연스레 친구들과 놀고싶어지고, 무언가 혼자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거고, 자연스레 아버지와의 대화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대학 진학을 위해 학교-학원을 챗바퀴 돌 듯이 3년간 생활을 하면서,
집에오면 저녁시간을 훌쩍넘어 아버지와의 대화가 당연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인이되어 대학생이 되고 취직을 하고 점차 아버지와의 물리적 거리도 자연스레 멀어졌을 것이다.
즉 자녀와의 대화시간이 줄어들게 됨과 동시에,
결혼한 와이프와도 수십년간 함께 지내오면서 연애초기만큼 설레는 감정도 줄었을 것이다.
그저 아재들은 한 가정의 생계를 위해 집밖에서 일을 해서 돈을 가져다주는 ATM일 뿐이다.
그리고 대화를 하지 못한 만큼 간만에 부모간에 대화를 해볼려고 해도 아재의 시대와 가치관에서만,
자녀의 시대와 가치관에서만 바라보고,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싶어하기에
대화가 당연 안 되니 자녀가 아버지인 아재를 거리감 있게 보는 것이다.
그리고 와이프에게는 집 밖 회사생활이 힘들다는걸 매일 얘기를 하니 똑같은 얘기만 반복되어서 와이프도 듣는데 지쳤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집안에서는 가족들이 아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게 자연스러워지고,
‘찬밥’신세가 되어지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아재들이 ‘찬밥’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여기서 몇몇 아재들이 ‘찬밥’이라는걸 티를 ‘꼰대’스러움으로 내는게 젊은 사람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지금 시대 중년 아재들은 그저 회사에 취직을 해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다 보니 무언가 혼자 취미를 가지고 할 수 있는게 없다시피 했다.
그리고 집에서 ‘찬밥’신세여서 집밖인 회사와 동문회에서 사람들에게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건
‘찬밥’신세에서 오는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본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회사나 동문회에서 만큼은 자기 뜻대로 하고 싶고,
욕심을 부려보고 싶지만, 현실은 당연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아래 링크에 공유함)
왜나하면 젊은 사람들과 세대차이가 있을 뿐더러 '위계와 단체가 중심이 되는 시대'에서 '개인 자신을 중요시 하는 시대'로 급박하게 넘어감에 따라 이에 발맞추지 못해 본인의 시대에서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데 그 하고 싶은 말도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아재들을 불편해 할 수 밖에 없고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50대로 들어서면서 아재들은 슬슬 신체적으로 노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수십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적되어온 스트레스 및 음주 등으로 인한 소화불량, 간수치상승, 당뇨징후 등 성인병이 하나씩 생기면서 건강이 좋지 않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레 젊었을 때 하고 싶었던 것, 할 수있는 것들을 할 수있는 신체적 능력이 줄어들고, 자신의 의욕과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게 늘어나니 결국 짜증이 나기 시작함과 동시에 여유가 사라져 자기자신만 최우선적으로 당연히 자연스럽게 먼저 생각하고, 불안감도 함께 와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젊은 사람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아재 본인의 말과 생각을 안따라 주니깐 결국 감정을 실어서 말을 하게 되고,
징징대는거(답정너 식으로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횡설수설하거나 반복되는 말을 하는 것 포함)는 물론
심하면 비속어도 나오고,
수위를 넘는 발언도 나오게 되어 더욱더 사람들에게 꼰대소리를 듣게 되고,
사람들에겐 불편한 사람이라고 인식이 심어지는 것이다.
(내 주변 모든 아재들이 그런 것이 아니며, 몇명만 인식이 심어지는 것임)
지금의 현실이 어떻게 보면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생겨난 것이기도 해서 안타까우면서도 나 또한 저런 아재가 되지 말라는 법 또한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재들이 계속 꼰대소리를 들을 수는 없으니 어떻게 하면 덜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곧 40이 되는 내가 말하는게 건방지긴 하지만 무언가 제안을 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존경하는 아재 어르신께서 어렴풋이 나에게 말해준 것이다.)
첫 번째로는 본인 자신은 항상 젊다 생각을 하고,
10대~20대때처럼 공부를 하듯이 책을 보든 하고싶었던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운동이든 머든 꾸준히 혼자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가져보는 것이다.
취미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사람들과 만나게 될 것이고,
즐거움이 생기는 건 물론 ‘찬밥’신세에서의 결핍을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으면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자존감이 올라가는 건 덤이다.
중년아재들이 꼰대여서 꼰대소리를 듣고 싶어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급격한 시대 변화에 따라 세대차이가 발생하고 세대간의 대화의 벽이 생겼을 뿐이다.
세대차이를 좁히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거다.
그리고 신체적으로 노화가 오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다만 혼자 공부든 운동이든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성취감이 생길 것이고,
그 성취감으로 ‘찬밥’신세의 결핍을 채워지고, 몸과 마음도 건강해질 것이다.
건강해짐과 동시에 결핍이 채워진 만큼 집 밖에서 사람들에게 자기 할 말만 하지 않고,
자연스레 경청을 하면서 젊은사람들을 비롯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꼰대가 아닌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른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