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엔화·달러·미 국채 등에 아시아 자금 쏠림 확대될 수도”
상승 출발 코스피, 보합세 보이며 방향 저울질
“금·엔화·달러·미 국채 등에 아시아 자금 쏠림 확대될 수도”
트럼프 승리 확률 높아져…제약·방산·원전 뜨고 신재생·중국 관련주 부정적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피격 사건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2900포인트를 향해 빠르게 보폭을 넓히던 코스피 지수의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3%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전환했다. 하루종일 보합세를 보이며 방향을 저울질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9원 오른 1382.70원에 거래되고 있고, KRX 금 시장에서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0.56% 상승한 10만72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단기간 커졌다고 분석했다. 과거 역대 대통령 암살이나 피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증시는 급락하고, 금과 유가는 급등하는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패턴을 보였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피격사건 발생 당일(1981년 3월 30일)에 S&P 500은 0.3% 하락 마감했고,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 당일(1963년 11월 22일)에도 2.8% 급락했다.
ATFX 글로벌 마켓은 “아시아 시장에서 보호주의 관련 자산 및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나타날 것이며 금 상승, 엔화 매수, 달러 및 미국채로도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달러, 비트코인에 자금 쏠림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채권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단기 조정 압력에 노출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후보 피습이란 특수성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 코스피는 2900포인트를 향해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번 주엔 그 흐름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어 코스피는 단기 조정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대선 판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 높은 시장 변동성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 후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욱 크게 반영되면서 화석연료 등 친트럼프 자산의 강세가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트럼프 수혜주인 방산, 제약, 금융, 에너지, 원전 등이 거론된다. 지난달 말 미 대선후보 토론회 직후에서도 트럼프 승리 확률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금융, 산업재 등 공화당의 정책 가치에 부합하는 산업들의 성과가 좋았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단에서 친환경 규제 완화, 화력 및 원전 강화라는 측면에서 에너지, 원전 섹터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단기적 영향으로는 테슬라 밸류체인, 제약업종의 주가가 상승하고, 플랫폼, 게임 등 성장주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재생, 운송, 경기민감주, 중국 관련주 등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 시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는 트럼프의 입지가 강화될 때마다 약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