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예전에는
항상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았던 것 같다.
빨리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고,
지금보다 나은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고,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늘 잠깐 머물다 지나가는
중간쯤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지금만 버티면
다음이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요즘의 나는
예전만큼 무엇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아침이 오면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이 오면 하루를 정리하고,
그 사이의 시간을
그냥 그대로 지나보낸다.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고,
눈에 보이게 나아지는 것도 없지만
그래도
하루가 끝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 조용히 살 수 있는지,
무엇을 바라보며
그 시간을 견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가끔 그런 하루를 보낸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그냥
오늘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조금 놓이는 밤.
어쩌면
부모님도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지나왔는지 모른다.
기다리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이
이미 충분히 길었기 때문에.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분명 예전처럼
서둘러야 할 이유는 줄어들었는데,
마음 한쪽에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시간이 남아 있는 느낌.
그게
더 나은 내일인지,
조금은 편안한 날들인지,
아니면
그저 아무 일 없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지기를 바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예전처럼
오늘을 건너뛰며 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침과 저녁 사이의 시간을
이제는
조금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기다림의 모양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지나갈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는 쪽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오늘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래도
하루가 끝났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가볍지 않았다.
아마
요즘의 나는
무언가를 기다린다기보다
이미 지나가고 있는 시간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