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아침이 왔다.
기다린 건 아니었지만,
또 한 번
눈을 뜨게 되었다.
몸은 아직 무겁고,
마음도 완전히 가벼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루가 다시 시작됐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예전의 아침은
늘 부담으로 시작됐다.
또 버텨야 할 시간,
또 견뎌야 할 하루가
눈앞에 놓여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이미 지쳐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아침은
조금 다르다.
여전히 쉬운 하루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무서움으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오늘을 전부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기 때문이다.
천천히 일어나
익숙한 움직임으로
하루를 준비한다.
특별한 기대도,
과한 다짐도 없이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기로 한다.
그 정도면
오늘을 시작하기엔
충분하다.
어제보다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고,
누군가보다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다시 눈을 뜨고
또 한 번
살아보려 한다는 사실이니까.
그 마음 하나면
오늘은 이미
절반쯤 잘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무거운 몸과
조금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도
다시 하루를 시작해낸
너에게 말해본다.
오늘도 살아낸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