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집, 서운한 진실
얼마 후, 우리는 할머니 댁으로 옮겨 갔다.
그곳은 이전보다 훨씬 따뜻했다.
할머니는 말없이 우리를 챙겨주셨고,
밥상 위에는 소박하지만 정이 가득한 반찬이 놓였다.
형은 게임을 했고,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 시간이 좋았다.
세상에 대한 불만도 욕심도 없던 시절.
‘이게 그냥 내 인생이구나.’
그렇게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몰랐겠지만, 그때 서운한 일들이 있었단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멈췄다.
정말 그랬을까?
내가 너무 어려서 몰랐던 걸까,
아니면 서운함을 느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제야 마음속에 묻어둔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웃음 사이에 스며든 불편한 공기,
눈치로 채워 넣었던 마음의 틈.
그건 분명 사랑이었지만,
조심스러운 사랑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배웠다.
사랑에도 온도차가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