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낯선 공기의 냄새
대전으로 내려온 첫날,
교실 문을 열자마자 공기가 달랐다.
아이들의 시선은 묘하게 차가웠고,
나는 그 낯선 공기 속에서 어깨를 움츠렸다.
처음 며칠은 활발하게 지냈다.
장난도 치고, 웃음도 섞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장난을 치던 아이와 싸움이 났다.
의외로 그 일로 금세 친구가 되었다.
“야, 너 웃긴다.”
“너도 웃겨.”
그렇게 시작된 우정은
새로운 도시에서 처음으로 생긴 작은 안도였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 무렵, 소위 ‘일찐’이라 불리던 아이가 다가왔다.
“야, 내기하자.”
가벼운 말로 시작된 내기는
곧 돈 이야기가 되었다.
“졌으니까 만 원 내놔.”
그 한마디가 내 하루를 바꿔버렸다.
그날 이후, 학교는 전쟁터였다.
처음엔 내기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돈을 건넸지만,
그게 ‘복종’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야, 어제처럼 줘봐.”
“담배 좀 훔쳐와라.”
거절하면 맞았고, 도망쳐도 소용없었다.
복도 끝에서 웃음소리가 나면
본능적으로 몸이 굳었다.
쉬는 시간은 공포였고,
점심시간은 고문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웃음을 잃었다.
대전의 공기는 늘 싸늘했고,
그 안에서 나는 조용히 무너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