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로 돌아가자
집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아버지 앞에서는 웃었고,
어머니가 반찬을 더 주면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껍데기였다.
불을 끄고 누운 밤,
가슴속에 쌓인 분노와 수치가
천천히, 그러나 깊게 올라왔다.
“왜 나는 아무 말도 못 하지?”
그 질문이 나를 잠 못 들게 했다.
그 시절, 나는 침묵 속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말하지 못한 감정이 돌처럼 굳어가던 그때,
어느 날 문득 다짐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다시 나로 돌아가자.”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나는 스스로를 바꾸기 시작했다.
잡지를 보고,
TV 속 아이돌의 옷차림을 흉내 냈다.
‘무시당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거울 앞에서 표정을 연습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내 얼굴을 봤다.
그건 단순히 꾸민 얼굴이 아니었다.
다시 ‘나’를 되찾는 표정이었다.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던 날,
나는 새 모습으로 교실 문을 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이전엔 조롱이던 시선이
이제는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
‘이제부터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그해 여름,
나는 그렇게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