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나는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키는 한 해 사이 20cm가 자랐고
어깨는 넓어졌으며
거울 속의 표정도 낯설었다.
어제까지도 작고 조용했던 나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세상과 눈을 마주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교실 문을 열 때마다
시선이 쏟아졌다.
“야, 쟤 완전 달라졌어.”
그 말 속엔 놀라움, 부러움
그리고 조금의 존중이 섞여 있었다.
그 시선이 싫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마치 세상이 나를 인정한 것 같아
숨이 벅찼다.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람의 시선은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세워주기도 한다는 걸.
그리고 그 시선이
내가 다시 걸어가기 시작한 첫 에너지였다.
작아지고 도망치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앞을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