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도시의 이름으로 남은 어린 시절

by Asurai

내 유년기의 지도는, 늘 이삿짐과 함께 흔들렸다.

안산에서 초등학교를 시작했고, 인천으로 옮겼다가

다시 대전으로 내려왔다.


도시의 이름이 달라질 때마다

벽지의 색깔도, 마당의 냄새도 달라졌다.

그게 나의 성장기였다.


안산의 기억은 희미하다.

교실보다 놀이터 풍경이 더 선명하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리고,

해가 질 때까지 놀다가

지쳐 잠들던 평범한 날들.


그때의 나는 단순히 ‘아이’였다.

특별할 것도, 고민할 것도 없는 존재.

그래서 오히려 행복했다.


하지만 인천으로 옮겨가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새로운 교실, 낯선 얼굴들,

그리고 매번 반복되는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전학생이에요.”

그 말이 어느새 내 이름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금세 친구들과 어울렸다.

성격도 활발했고, 장난도 심했다.

싸우고 화해하고,

이기면 친구가 되는 단순한 세상이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우리는 또다시 짐을 쌌다.

이번엔 대전이었다.


짐을 싸던 날 밤,

창문 너머로 보이던 인천의 골목 불빛이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그때는 몰랐다.

그 이동이 내 삶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놓을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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