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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이 새로운 도시에서 적응하고 성공하는 과정

언더독이 유리한 이유: 숨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힘

결국 강자는 이미 가지고 있기에 강자가 아니며,
강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강자인 것이다.
역사는 언제나 그렇게 흐른다.
- 돈의 속성, 김승호 -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을 시작하며, 쉽지 않은 적응기를 지나야 했다. 대학까지 지방에서 나온 사람이 서울에 적응하기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문화, 자산의 격차, 아무것도 없는 연고지 많은 것들이 때로는 나를 지치게도 했고, 향수병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가끔은 고향 생각이 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적응된 서울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부터는 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어쩌면 내가 점점 유리해지고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적응과 동시에 변화된 측면들을 몇가지 정리해서 쓰고자 한다.


연고없는 서울로 올라와 터프한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면, 이 글을 보고 조금은 힘이 되었으면 한다.


지방사람이 서울에서 성공하기 유리한 이유라고 표현했지만, 어쩌면 어느 도시에나 적용될 것 같다.


첫번째, 변화와 좌절에 이미 많이 단련되어 있다.

타지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적응하려면 생각보다 큰 도전과 스트레스와 마주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거리를 둔다. 이는 진화적으로 생존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발달한 본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환경을 비난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일 뿐 어느 조직이나 지역이나 텃세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낯선 누군가가 내 삶의 터전에 들어왔을 때 일단은 경계하게 된다.

이렇게,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적응된 환경이고, 수십년동안 다른 환경에서 살던 내가 적응하기란 만만치 않다. 그 과정에서 많은 좌절을 이미 경험했을 것이고, 그 좌절들을 극복했기에 지금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이런 좌절을 극복하는 과정은 비단 거주지의 변화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거주지의 변화에 적응을 한 사람은 이런 과정에 익숙해질 것이고, 회사가 바뀌거나 주변 사람들이 바뀌거나 할 때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비교적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새로운 조직이나 환경에 적응할때 받는 스트레스에 회복탄력성이 강해진 사람은 어떤일을 하더라도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3루타에서 태어난 사람인데, 3루타를 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내면에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두려움이 가득차있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것을 고민하게되고, 망설이게 되고, 눈치보게 된다. 하지만 타석에서부터 하나씩 올라온 사람들은 어차피 시작이 타석이었으니 조금 더 마음넣고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생각보다 3루까지 따라가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도루도 할 수 있고 도전적인 주루 플레이도 감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사람들의 선입견에 오기가 생긴다.

새로운 도시에서 어느정도 적응을 하고나면, 또 다른 세계가 보이곤 한다. 그 도시 속에서도 사회적 계층이 구분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이런 사회적 계층은 바꾸기 어렵다고들 말한다. 한 단계씩 적응하며 살아온 타지인으로서는 굉장히 허탈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그런 얘기를 점점 듣다보니,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출발점이 너무 다르니 애초에 할 수 없는 게임이야 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인생은 길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적응하고 성장해왔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그런 말들은 허탈감보다는 내 신념을 지키고 싶은 동기부여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이렇듯 새로운 환경에 낯선사람이 적응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사람들에게는 정말정말 대단한일이라고 박수쳐주고 싶다. 새로운 회사에 처음 입사한 회사원,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인데 전출받은 곳에 떨어진 군인, 해외로 가서 새로운 나라에 적응한 이민자들과 같이 터프한 환경에서도 각자의 능력, 신념, 열정으로 적응하고 성장해온 모두가 지금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고, 앞으로 더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 응원해주고 싶다. (물론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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