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감동 가득한 사람이야기> 1화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그렇듯 고독하고 슬프게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를
세상 사람들은 왜 좋아하는 것인가?
아마도 우리 마음 안엔
빈센트의 열정과
그가 느끼던 고독이 잠재해 있고,
그가 찾고자 했던 사랑과 꿈길을 함께
하고 싶은 염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고통 속에서 환한 빛을 본 것처럼, 사람들도 그런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빈센트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며, 지상에선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그의 삶마저 연민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그런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기부터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물론 사랑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동생 테오와
에밀 베르나르 같은 친구는 있었지만
작품은 주목받지 못했고,
경제적인 문제는 단 한 번도 여유롭지 않았다.
그토록 불안하고 암울한 상황에서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누구라도 그 정도로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몇 해 전 4월 초,
오베르 쉬르 우아즈를 찾았었다.
조용한 시골마을 언덕길을 지나
그림에 나오는 황금빛 밀밭 대신
짙은 흙빛으로 펼쳐진 밭과
그가 묻힌 묘지 주변을 걸을 때,
주위는 너무도 고요해서
내 안의 숨소리만이 느껴졌다.
사람들 모습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공간, 빈센트가 그곳에 앉아
밀밭과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앞에 스쳐갔다.
Starry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으로 시작되는
돈 맥클린 노래 <빈센트>는
멜로디가 아름답고 구슬프다.
멜로디만큼 마음에 와닿는 건
빈센트 생애를
마치 그가 그린 그림처럼 표현한
서정적인 노래 가사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밀밭 옆
고즈넉이 자리한 동네 묘지에
화려한 대리석 묘비들을 지나면
초라하고 소박하지만
가장 빛나는 두 개의 묘비가 시야에 들어온다.
빈센트와 테오가 잠든 곳엔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놓아둔
꽃들이 늘 화사하다.
죽어서 사랑받는 화가 형제는
오늘 밤도 별과 달이 빛나는
꿈길을 다정하게 걷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