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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문정 Jul 13. 2023

엔디미온의 잠 속으로 2

[대문 그림] 지로데, <엔디미온의 잠>



하늘 키 자라 더 푸르러지고

바람 켜켜로 시린 기운 가득

노을빛 닮은 가을 실그물 펼쳐

세상은 바다 비로 옅게 젖는데


시름 푼 녹녹한 가을 저녁

내 잠은 그리움만큼 길어지고

내 잠은 달빛만큼 깊어지리니

그대 해진 신 벗고 쉴 수 있길


내 꿈속 그대 쉴 작은 집 짓노니

그리운 사람 살며시 그 문 열고

내 잠 속으로 어서 와 누우시기를

영원의 꿈에 잠긴 엔디미온처럼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내내

여린 꿈 꾸는 내 곁애 머무시기를

그리움도 반딧불 그늘에 잠들기를

그 잠 속에 녹아 녹아 깨지 말기를






날마다 꿈을 꾼다. 현실이 힘들수록 꿈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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