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내가 기획한 캠페인, 나도 후원하기 싫다
캠페인을 기획하다 보면
문득 멈칫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걸 내가 보면… 후원하고 싶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슬로건은 멀고,
문장은 억지스럽고,
사진은 예뻐 보이지만 마음에 안 닿고.
딱 봐도 “전환율 잘 나올 것 같은 구성”인데
마음이 안 움직인다.
예전엔 그랬다.
내가 만든 캠페인을 자랑처럼 지인에게 보여줬고,
발행할 때도 조금 설렜다.
“이건 진짜 좋은 캠페인이야”라는 확신이 있었다.
요즘은,
기획서를 보내기 전 마지막 페이지에서
잠깐 망설이게 된다.
“이걸 정말 세상에 내도 되는 걸까.”
“진심이 들어간 걸까, 아니면 기술만 남은 걸까.”
캠페인 회의를 할 때면
가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래도 이 구성은 전환율이 좋잖아요.”
“이번 타깃은 공감보다 도달이 우선이니까요.”
“예산 생각하면 이게 현실적이에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맞는 말’이긴 한데…
‘옳은 말’ 같진 않다.
내가 만든 기획서를 다시 읽어본다.
그 안에 등장하는 아이,
그 이야기를 읽을 누군가,
그걸 전달해야 하는 나.
셋 중 가장 설득되지 않은 사람이
바로 나라는 걸 깨닫는다.
이 일은
누군가를 감동시켜야 하는 일이기 전에,
내가 먼저 설득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진심이 흘러가고,
그래야 말이 닿고,
그래야 후원이 시작된다.
그래서,
다시 지운다.
너무 교과서 같았던 문장들을.
딱 맞지만 아무 감정 없는 문단들을.
그리고 조심스레
마음에서 시작한 문장을 꺼낸다.
내가 이걸 보고 후원하고 싶어질 때까지,
다시 쓴다.
다음 화 예고 – 8화
말은 착한데, 말투는 너무 낯설어
공감과 거리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착한 말”보다 중요한 건
“익숙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