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있잖아... 어머니"
그녀는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온몸이 얼어붙는 줄 알았다. 몇 달 전, 산에 나무를 베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아들의 목소리가 한밤중 창문에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들의 찢긴 옷자락과 피범벅의 발자국만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호랑이한테 물려 간 게야. 이제 편히 보내주어야지."
하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남편이 역병으로 쓰러진 날에도 그녀는 버텼다.
"이 아이만은, 제발 이 아이만은." 신께 빌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아들마저 잃어야 한다니...
그녀는 매일 밤 촛불을 켜놓고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대답은 오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 만의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속삭인 것이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숨이 막혔다. 떨리는 손으로 방문을 열자, 어둠 속에서 젖은 발자국이 마당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낯익은 그림자가 서 있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옷자락은 너더너덜했다.
"아들아... 정말, 네가 맞느냐?"
그림자는 비틀거리며 서서히 고개를 들며 다가왔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의 목은 반쯤 잘려 나가 있었다. 고개는 부자연스럽게 꺾여 어깨에 기댄 듯 매달려 있었고, 살점 사이로 검붉은 피가 끊임없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는 웃고 있었다. 아니 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찢어진 잎술만을 떨며 "어머니..."라고 토해냈다.
그녀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저 그리움에 사무쳐 달려가 오열하며 그를 끌어안았다. 차갑고 눅진한 살, 그리고 시체 썩는 냄새. 그 모든 것이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이건 아들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울부짖었고, 그를 놓을 수가 없었다. 남편을 역병으로 잃은 뒤, 오직 이 아이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봄이 오면 손을 잡고, 논두렁을 걸었고, 장터에 나갈 때면 꼭 곁에서 짐을 들어주며 해맑게 웃던 아이, 그게 그녀의 전부였다.
"아니다, 내 새끼다. 다시는 놓지 않겠다."
그때였다. 멀리 산 허리에서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으르렁-호랑이의 울음. 마치 자신의 먹이를 찾은 것처럼 우렁차게 울었다. 아들의 몸이 품에서 떨리더니, 고개가 기묘하게 돌아가며 목이 꺾인 채, 허공을 보며 쩍 벌어진 입으로 말했다.
"어머니... 어머니... 저는 이미 죽었습니다."
그녀는 귀를 막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 그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내 아들이라면...
그 순간, 포효와 함께 문이 산산조각 나며 거대한 형체가 방 안을 뒤덮었다. 불빛을 삼킨 어둠 속 붉은 눈, 송곳니에서 흘러내리는 핏물, 지독한 피비린내 바로 호랑이였다.
그녀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순식간에 발톱은 그녀의 팔을 찢었고, 피가 분수처럼 솟았다. 뼈가 부러지고, 살점이 뜯겨나갔다. 고통에 눈앞이 희미해지는데, 마지막 시야에 남은 것은 아들이었다. 그는 그녀 앞에서, 목이 꺾인 채, 피투성이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다정하지 않았다. 그 웃음은 굶주린 것이었고, 차갑게 변해버린 비틀린 사랑이었다. 그의 눈이 그녀를 향하자 그녀는 알았다. 그는 바로 나를 원하고 있었다.
"어머니... 같이 가요."
그의 목소리가 귀속을 파고드는 순간, 호랑이의 송곳니가 그녀의 몸을 꿰뚫었다. 피가 목구멍으로 차올랐고, 마지막 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영혼은 빠져나와 아들과 마주했다.
그의 텅 빈 눈구멍 속에, 내 눈이 비쳤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
“그 뒤 사람들은 그들을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영혼, 창귀라 부르며 두려워했단다.”
“에이, 아버지. 다 지어낸 이야기죠?”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잠시 불씨를 뒤적이다가, 낮게 말을 이었다.
“거짓이라면 좋겠지. 하지만 우리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란다.
산길을 홀로 걷던 이들은 언제나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지.
그 소리는 부르는 듯 다정했고, 너무도 익숙해서 발길을 멈추게 했단다.
그리고 그 소리에 이끌린 자는… 다시는 마을로 돌아오지 못했지.
그러니 밤늦게 혼자 산길을 걷지 마라."
아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눈 덮인 산길 끝' 두 개의 형체가
서로 나란히 선 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고.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구의 시체가 나무 사이에서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