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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Jan 22. 2024

5. ‘나의 바운더리’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

소중한 것들을 내 옆에 두는 것이 무서워지려 한다. 떠나가버릴까 봐, 잃어버릴까 봐.


나의 사람들이라고 구분 짓는 나의 바운더리가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겠다.

가족, 친구, 귀인.. 내 삶에 참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이들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많은데, 그들 모두에게 나의 사랑을 표현하고, 애정을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만족할 만큼 진심을 보여주고 싶은데 나 자신을 돌보기에도 벅차다는 핑곗거리만 늘어놓을 뿐.


내가 노력을 다 하지 못했을 때 떠나가버리면 후회가 될까 봐, 너무 후회가 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 한편으론 나에게 실망하고 싫어질까 봐, 내가 필요할 때만 찾는다고 생각할까 봐 두렵다. 그러나 나는 그 사실을 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알고 있다.

내 곁에 있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은 내가 무얼 해서, 무얼 하지 않아서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니까, 실망해도 나니까,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그냥 나니까 여전히 나를 좋아해 줄 것이라는 걸.


하지만 지금은 마음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내 사람들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것을, 어찌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값지다는 것을 마음 깊숙이 깨닫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감사한 나의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상하지 않게 온전히 잘 전달하고 싶은데 지금의 내가 그러지 못해서, 그럴 힘이 잘 나지 않아서 감사한 마음이 미안함을 넘어 두려운 마음으로까지 이어진 듯하다.


아직은 이별의 그리움과 외로움이라는 굴레에서 굴려져 가는 나 이기에 이런 감정과 행동은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출해서 참고 있었던 눈물을 집에 들어와 잠시 쏟아내는 나날들이 자주 아니 거의 매일 계속되는 걸 보면 아직은 나에게만 집중하고 날 더 자세히 돌볼 때인듯하니까.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날들이 올 때, 그때 해도 괜찮다. 그들은 날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 것이며 나 또한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 것이기에.

단지 그날이 조금만 더 빨리 올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오늘따라 참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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