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조각들을 담아
주황색이 그렇게 예쁜가? 하고 생각했다.
내 눈엔 그렇게 예뻐 보이진 않았거든.
빨간색도 노란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갈색도 아닌 애매모호한색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런데 주황색이 제일 좋다고 한다.
빨간색 하트보다도 주황색 하트가 더 좋다고 한다.
종종 주황색 스니커즈를 신고 주황색 모자를 쓴 그 모습이 귀여웠다.
주황색이어서 귀여운 건지, 그 모습이 귀여운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주황색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민트초코를 싫어하던 내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것처럼,
고수를 못 먹던 내가 고수를 먹게 된 것처럼,
와인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던 내가 와인이 가장 좋아하는 주종이 된 것처럼.
그렇게 서서히 주황으로 물들어갔다.
이젠 겉보기에 활활 타오르는 빨간 하트보다 뭉근한 주황 하트가 좋다.
알고 보면 불도 빨간색보다 주황색이 더 온도가 높다는 것.
뭉근하지만 뜨거운 그런 주황색이 마치 우리 같아서 마음에 든다.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아파보기도 했지만 너무 뜨거워서 꺼져버린 것이 아닌,
잔잔하고 뭉근하게 서로의 곁에 있는 우리 같아서 나는 주황색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