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는가? 20살부터? 혹은 부모로부터 금전적, 공간적 독립을 시작할 때?
필자는 특정한 나이부터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구를 바람직한 방법으로 잘 조절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시점부터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시점은 20살이 될 수도, 혹은 40살 이후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그 이전의 나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어른이라 칭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욕구를 잘 조절하는 사람’이란 정확하게 어떤 것을 뜻하는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지금부터 ‘욕구’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어 보겠다.
욕구란
『욕구 코칭』이라는 책에서 명시한 욕구의 개념은 당장의 필요한 수단이나 방법이 아닌 ‘마음속에 있는 근원적인 원함’이다. 욕구가 수단이나 방법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뜻이냐, 예시로 좀 더 쉽게 설명해 보겠다. 대부분의 우리는 ‘여행을 가고 싶다, 게임하고 싶다.’라는 것을 욕구라고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안의 더 깊은 욕구를 채우기를 원하는 수단과 방법일 뿐이지, 근본적인 욕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욕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욕구의 종류
근본적인 욕구는 총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생존의 욕구이다. 생존의 욕구는 내가 이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살게 한다. 생존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건강이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식품을 잘 챙겨 먹고, 사회적인 규칙이나 상식을 잘 지키려고 하며 저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너 그러다 다친다.”, “해야 할 일 해. 숙제 다 했어?” 와 같은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두 번째는 사랑과 소속의 욕구이다. 사랑과 소속의 욕구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가깝게 지내고자 한다.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며 사랑을 주는 만큼 받지 못했을 때 서운함을 자주 느끼곤 한다. 또한 잘 돕고 잘 베풀며 감성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같이~”, “안아줘” 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세 번째는 힘의 욕구이다. 힘의 욕구는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욕구로 늘 당당하며, 자기표현이 분명하다. 힘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기 때문에 이기려 한다. 또한 리더인 경우가 많아 시키거나 지적을 잘한다. 그래서 “이거 해, 저거 해”, “내 생각은~”등 과 같은 말을 자주 한다.
네 번째는 자유의 욕구이다. 자유의 욕구는 강요받는 것도 하는 것도 싫으며 규칙에 순응하는 것도 싫어하는 욕구이다. 어딘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며 전체가 해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유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학급 규칙을 지키는 것도 어려워하며, 창의성이 높은 편이다. 또한 친구가 없어도 혼자서 밥도 잘 먹고 대인관계에서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네 마음대로 해” 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마지막은 즐거움의 욕구이다. 즐거움의 욕구는 호기심이 많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작은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고, 쉬는 것도 즐거움을 누리면서 쉬려고 하므로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잘 웃고, 밝은 편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일들은 큰 걱정 없이 도전하는 편이다. 이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로는 “너무 좋아~”. “재밌다.” 등이 있다.
욕구를 잘 충족시키는 방법
모든 사람은 위와 같은 5가지 욕구를 모두 가지고 있다. 단지 강도가 다를 뿐이다. 어떤 사람은 힘의 욕구와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함께 높을 수도, 또 어떤 사람은 생존의 욕구와 즐거움의 욕구가 함께 높아 내면에서 충돌을 빚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욕구의 강도차이로 인해 잘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 나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욕구를 잘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법으로 충족하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타당한 질책이나 벌을 받고, 올바른 방법으로 나아가야 마땅하다.
요컨대 5가지의 제각기 다른 강도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 욕구들을 잘 충족시켜야 한다. 욕구를 잘 충족시키면, 욕구로부터 나오는 ‘감정’이라는 것도 잘 다룰 수 있게 되며 욕구가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욕구를 조절해야만 하는 이 사회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욕구를 잘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우리는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내 주변 사람들의 욕구가 무엇인지 잘 알고 공유해야 한다. 서로의 욕구를 잘 알게 됨으로써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는 서로 채워주려고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욕구든 충족시키는 일차적인 방법은 존중과 경청이다. 내 자신의 욕구는 물론 상대의 욕구를 먼저 수용해서 존중하고, 이해하며 경청하게 된다면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했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욕구를 타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생존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내가 세운 규칙이 과도한가?’를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하며, 사랑과 힘의 욕구가 함께 높은 사람은 ‘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힘을 써서 내 마음대로 하고 있지는 않은가?’하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어른 되기
욕구를 잘 충족시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서 5가지 기본적인 욕구가 모두 어느 정도 적정선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 욕구가 너무 낮을 때는 올릴 수 있고, 너무 높을 때는 낮출 수도 있고, 그러한 욕구들을 잘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어른이라 볼 수 있겠다. 우리 모두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욕구를 잘 조절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출처]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6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