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조각들을 담아
아기가 태어난 후 거리낌 없이 처음 배우는 언어를 모국어라고 하는 것처럼
유독 언어를 어려워하는 내가 거리낌 없이 처음 배웠던 언어가 너의 언어이다.
너의 언어는 둥글고, 빽빽하다.
사각형의 둥근 모서리 같기도 하고, 빼곡히 꽂혀있는 너의 책장 같기도 하다.
너의 언어는 둥글고 빽빽하게 나를 감싸준다.
너의 언어를 옹알이하듯 입 밖으로 내뱉자, 모든 사람들이 처음 언어를 내뱉은 아이를 바라보듯 나를 쳐다본다.
그 시선들이 싫지 않다.
나의 세상에는 너의 언어로만 가득했으면 한다.
너의 언어는 억지웃음조차 짓지 못해 마치 내가 별로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 하루 속에서도 내가 가장 대단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인 것처럼 만들어준다.
이제 나에게 너의 언어가 없는 세상은 마치 지구를 반바퀴 돌아 들어본 적 없는 땅 한가운데에서 아무런 말도 알아듣지 못한 채 서 있는 것과 같다.
너의 언어로 나는 또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