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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을 도전하자 Dec 02. 2022

청와대 셰프가 꿈이었던 나

오랫동안 꿈꾸었던 요리사의 꿈


Q. 꿈이 뭐니?

 저는 셰프가 될 거예요. 사람들에게 음식을 통해 행복을 선물하고 싶어요. 남들이 제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저는 지금처럼 계속 요리사의 꿈을 꾸면서 세계를 누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랬던 나는 19살이 되면서 꿈이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1. 요리사를 도전하게 된 계기

 사람들이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정말 다양할 것이다. 누구는 유튜브를 따라 하다가 재미가 있어서 누구는 아빠가 셰프여서 누구는 우연히 친구 따라서 학원을 가서 등 다양 각색이다. 하지만 나는 살기 위해서 요리를 했다.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배는 고픈데 누군가 나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순 없었다. 처음부터 불을 무서워하지 않고, 요리를 덤덤하게 한 것은 아니다. 나의 첫 요리 경험은 이모들과 삼촌들이 집에 놀러 와 밥상을 차리는 엄마 옆에서 도와주다가 흥미가 생겼다. 한 번 된장찌개를 끓여보겠다고 한 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조리를 했다. 그런 된장찌개의 평이 너무나도 좋았다. 이모들과 삼촌은 요리를 너무 잘한다고 왜 이렇게 맛있냐고 칭찬을 해주시면서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 나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불에 대한 무서움은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요리를 즐겼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전주로 이사를 오면서 자연스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요리를 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런 나를 위해 아버지는 이마트에서 요리책 하나를 사줬다. 내 손안에 정말 다양한 레시피가 담긴 책을 얻었고, 신난 나머지 내일은 이걸 만들어 보고, 내일모레는 저걸 만들어야지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초등학교 때 나는 오징어순대를 했고, 오븐으로 구운 닭  요리를 했고, 그냥 흥미가 있는 것은 다 만들어 본 것 같다. 나에게 요리는 생존을 위해 한 것에서 재밌는 취미로 옮겨져 갔다. 


2. 나에게 붙은 수식어 '청와대 셰프'

  요리를 잘하는 나에게 늘 붙은 수식어는 '청와대 셰프'이다. 늘 엄마는 나에게 청와대 셰프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해주며, 북돋아주셨다. 겉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내심 기분은 좋았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계속 있는 나머지 나는 무조건 요리에 관련된 대학에 진학을 하려고 했었다. 이거는 누구도 의심치 않는 결정이었다. 



 요리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요리의 도전은 내가 했던 도전 중 가장 멋있고, 최선을 다했던 도전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오후 6시까지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끝나면 바로 요리 학원으로 달려갔다. 내가 했던 요리와는 결이 다른 요리를 배우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은 경험하지 못했던 요리들이었기에 나에게는 더 재밌게 다가왔다. 중학교 친구가 사고로 하늘에 갔지만 오랫동안 슬퍼할 틈도 없었다. 잠을 자지 않고 하룻 동안 펑펑 울고, 다음 날 다시 나는 눈물을 닦고 내가 갔던 길로 돌아갔다. 그만큼 요리에 대한 진정성은 높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한 번이라는 시도 끝에 자격증을 바로 얻을 수 있었고, 나는 그 기세를 몰아 대회에 참가하였다. 전주에서 개최한 전통음식축제 대회에 무작정 혼자 신청서를 내던졌다. 사실 자존감이 매우 높았던 시절이다. 누가 오던 나는 그 대회에서 나의 요리 실력을 뽐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할 정도였기에. 본선까지 순탄하게 붙으면서 대망의 대회장에 갔을 때 나의 도전은 무너졌다.


 늘 TV에서 보던 요리 경진대회를 내가 직접 할 수 있다니.. 심장이 엄청 뛰면서 기대를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에드워드 권 셰프가 나온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한 번 저런 데 가서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프라이팬과 각종 식재료들과 칼을 가지고, 나의 꿈을 펼치러 대회장에 들어갔다. 


 나는 요리를 하기 위한 복장도 없었다. 그저 후드티 하나만을 입고 요리사라는 마음 가짐으로 대회장을 들어갔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요리 전문 대학교에 다니는 형들과 그동안 대회에 수시로 참가하였던 아주머니들이 나를 감쌌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아빠는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있었지만 2~3명으로 이루어진 팀들과 비교를 하면 나는 초라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굴하지 않았다.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았다. 


 시작과 동시에 나는 양쪽 불을 다 사용하며, 요리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그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나 혼자만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분주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이유는 금방 알아챌챘다. 모두가 집에서 해온 음식들을 나열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에 이해도가 떨어진 나의 잘못이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나는 대회 관리자에게 정말 수시로 연락할 정도로 대회에 대해서 모든 것을 물어봤다. 하지만 이런 대회 방식에 대해서는 얘기해준 적이 없었다. 속상하고 억울했다. 모두가 메인 요리만 대회장에서 하고 있었지만 나 홀로 6가지 메뉴를 현장에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기름 냄새와 고기 냄새를 풍기며 신나게 요리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패기가 대단한 것 같다. 


 열심히 요리를 하고, 플레이팅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오니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같이 따라와 주신 아빠에게는 집에 가자고 속삭였고, 아빠는 그래도 결과는 보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셨다. 아빠의 설득 끝에 나는 결과까지 지켜봤지만 역시나 단상에는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모든 장비들을 챙기고, 집에 가면서 요리에 대한 환상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큰 고난과 당혹스러운 일들을 만나기도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더 어려운 도전과 더 힘든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여기서 무너지기 싫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사소한 장애물에서 늘 넘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난 절대 실패자가 아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실패자는 중간 도중에 포기한 사람을 일컫는다. 나는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끝까지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고 나만의 성공을 꼭 이루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3.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방식을 찾을 뿐이다. 요리 동아리가 없었던 우리 학교에 요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요리 동아리를 개척했다. 물론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에 그냥 함께 요리에 관련된 서적만을 읽을 수 있는 기회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 졸업하기 전에 학년부장 선생님께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 이번 축제 때 돈을 지원해줄 테니 한 번 다 같이 요리를 해서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나는 이때다 싶어서 덥석 물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 같이 모여서 메뉴를 연구하고, 재료들을 사며 준비를 시작했다.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진 않았다. 결제에 관련되어서도, 자리에 대해서도,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게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장애물들을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들을 해소하듯이 뛰어넘으며 앞으로 전진했다


요리사를 포기한 이유는


 요리사의 꿈을 포기한 것은 너무 허무했다. 비교의 늪에서 벗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봤자 유명해진 요리 유튜버, 내가 좋아하는 셰프들을 넘어서지는 못할 거라는 열등감으로 비롯되어 오랫동안 쌓아왔던 요리의 꿈을 접게 되었다. 도전의 가장 커다란 적수는 열등감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나에게 요리를 다시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Yes'이다. 그러나 요리사가 나의 주직업으로 되긴 싫다. 백종원 CEO처럼 요리에 관련된 사업을 해보고 싶다.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경영학과에 진학하였다. 지금은 요리가 아닌 마케팅과의 사랑에 빠졌지만 추후에 내가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면 한적한 공간에서 수익 목적이 아닌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자를 위한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 



 나의 요리사 도전은 비록 포기를 했지만 나는 나대로 새로운 방식을 생각해서 다른 형태의 요리사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어릴 적 혹은 꿈만 꾸었던 도전을 포기했다면 다른 방식의 도전으로 다시 도전해보는 건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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