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속에 만난 온기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아이들에게 물었다.
“뭐가 제일 먹고 싶니?”
아이들은 망설임도 없이 “호떡이요!” 하고 대답했다.
골목길을 지나 호떡집 앞에 차를 세웠지만,
문 앞에는 ‘점심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우리는 먼저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오며
잠시 호떡 생각을 잊었지만,
아이가 “호떡 먹고 싶다”던 말이 마음에 계속 걸렸다.
결국 다시 골목으로 차를 돌렸다.
호떡집 앞에는 이미 길게 늘어선 줄.
그 모습만으로도 ‘맛집이구나’ 하는 기대가 생겼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은 이미 여러 번 먹어본 듯
“건강한 맛이라 좋다”, “누구에게 선물해주려고 왔다” 등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추운 날씨에도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가게 안에 들어섰다.
주인 아주머니는 혼자 호떡을 굽고 있었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손놀림은 마치 기계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작은 어깨에 가느다란 몸으로
이 집의 생계를 떠받치는 무게를 짊어진 듯한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졌다.
한편 호떡을 담아주는 아저씨는
조금 더딘 움직임으로 차근차근 손님을 응대했다.
아주머니는 “뜨거워요, 조심하세요.” 하고
연신 손님을 챙기며 말했는데
느린 아저씨를 향한 걱정이 섞인 듯한 말투였다.
그 모습에서 아주머니가 감당해야 할 무게가
또 한 번 느껴졌다.
한 시간이나 기다린 우리는
아저씨의 느린 행동에 마음이 조금씩 조급해졌지만,
호떡을 봉지에 담고
컵 다섯 개와 일회용 장갑까지
정성스럽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금세 마음이 가라앉았다.
바쁜 와중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는
아주머니의 친절한 인사도
기다린 시간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2천 원짜리 호떡을 먹으려고
한 시간을 기다린 것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들의 수고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다는 뿌듯함이
호떡 맛을 더욱 풍미 있게 만들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 날,
호떡을 한입 베어 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지 않을까.
그 집, 그 호떡집 식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