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두 마리

by 자그노기

잠자던 고양이가 어느새 내 뒤에 서 있었다. 코를 씰룩이며 내 손에 밴 비린내를 들이마신다. 짠내 뒤에 숨어 있던 깊은 바다 냄새는 설 연휴에 삼척에서 사온 생선이다.


가시를 발라내자 단단한 속살이 갈라지며 드러났다. 평일에 쉬는 아들에게 구워줄 생선 두 마리. 생김새도, 빛깔도 서로 다른 묘한 짝이다. 하얀 살과 연분홍 기운이 불 위에서 천천히 익어갈 때, 내 안에서도 다른 두 마음이 나란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 생선은 어머님이 시누이와 아들 먹이라고 양손 가득 싸주신 것이다. 며느리보다 아들에게 한 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으셨을 그 마음을 나는 안다.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나씩 꺼내 먹으려 했었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생선을 바라보며,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는 마음이 문득 나를 붙들었다. 시어머니의 마음이 스며 있는 생선 앞에서, 남편보다 내 아들이 먼저인 나의 마음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계산이 앞섰을 것이다.

누구의 몫인지, 얼마나 공평한지, 괜한 서운함은 없는지.


하지만 나는 남편 몫의 생선을 반쯤 남겨 놓고 아들에게 얹어주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이었고 서운함보다 이해가 먼저 스며들었다.


나도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다.

당신의 아들을 먼저 생각했던 그 마음처럼, 나 역시 내 아들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


한 번 접힌 마음으로 나는 가만히 앉아 아들이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고양이도 얌전히 내 앞에 앉아 있다. 비린내가 옅어질수록, 마음의 짠맛도 조금씩 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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