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by 자그노기

풀벌레 소리와 함께 아침은 기지개를 켠다. 여름 내내 땀을 식혀주던 에어컨 바람도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른다. 태양은 여전히 강렬한 빛으로 세상을 삼키려 하지만, 비와 함께 찾아온 9월 앞에서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만다.


어젯밤 나눈 이야기는 안개처럼 나를 휘감아 가두었다. 답을 찾으려 할수록 미궁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갔다. 누구나 생각과 입장이 달라서 풀리지 않는 갈등을 안고 산다. 서로 다른 영역 안에서 선을 넘지 않고 다가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늘의 가을은 신선함과 상큼함으로 내 곁에 와 있지만, 나는 그를 느끼면서도 어쩐지 거스르고 있다. 이 고요한 아침에도 누군가는 무거운 짐을 안은 채 하루를 시작하겠지.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살아간다. 나 또한 풀어내지 못한 답답함을 안고 나아간다.


그러나 답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다. 다만 지혜의 눈이 열린다면,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되리라. 미세한 바람에 몸을 맡긴 나뭇가지가 그림자 되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벌써 아침의 빛이 방 안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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