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를 앞둔 이틀 전부터 입안이 불편했다. 중요한 날을 앞두고 긴장해서인지 오른쪽 윗입술 안쪽이 움푹 패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아들이 “엄마, 이 약 바르면 내일 아침엔 나을 거예요” 하며 약을 건네주었다.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몇 번이고 덧발랐는데, 다음 날 아침 거울을 본 순간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입술이 두 배로 부풀어 얼굴이 삐뚤게 보였기 때문이다.
식구들은 걱정보다 웃음을 먼저 터뜨렸다. 긴장 때문임을 알면서도 하필 상견례 날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미룰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돈어른께 원래 이렇게 생긴 게 아니라고 꼭 말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자리 배치가 시작됐다. 안사돈은 내 정면에 앉았지만, 밖사돈은 부푼 오른쪽 입술만 또렷하게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인사를 나누는 순간 어색함이 몰려왔고, 남편은 평소보다 말을 아끼라는 내 당부를 잘 지키고 있었다. 나 역시 대화 중 틈을 노리며 해명할 기회를 기다렸지만 결국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원래 그렇게 생긴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 셈이다.
상견례를 마친 우리는 긴장이 풀려 멀리 멋진 카페로 향했다. 차 안에서 서로의 가족 이야기를 나누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카페에 도착해 딸이 먼저 차에서 내리자 원피스 트임이 위까지 찢어져 있었다. 그 뒤를 이어 아들이 “나 사실 급히 나오느라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왔어요”라며 고백했다.
그날의 상견례는 여러 해프닝이 이어지며 우리 가족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