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사람들

by 자그노기

“하하하하.”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6인 병실 가득 퍼졌다. 내 나이쯤 되는 엄마들의 웃음이었다. 빡빡 깎은 머리와 눌러쓴 모자, 낯선 눈빛 속에는 생명에 대한 간절함이 스며 있었다.


몇 해 전, 나는 자궁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같은 병실의 그녀들은 암을 이겨냈다가 다시 재발을 맞닥뜨린 사람들이었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서로 권하며, 보이지 않는 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마지막을 향한 또 다른 조각들의 삶이 그들을 하나로 모아주고 있었다. 웃음과 원망, 푸념과 자식 걱정, 그리고 갑자기 몰려드는 두려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자리였다.


“시부모님을 참아주고 착하게만 살았더니 이런 병이 걸렸어.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

후회 섞인 말끝에는 신에 대한 원망이 살짝 묻어났다.


막내로 보이는 한 환자는 가족에게 몸에 좋을 만한 음식을 부탁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가 툭 쏘아붙였다.

“먹고 싶으면 부탁하지 말고, 네가 직접 해먹어.”

아쉬운 소리조차 하지 말라는 듯, 그녀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말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하룻밤 만에 퇴원하는 나를 보며 그녀들이 말했다.

“병원은 저렇게 왔다 가야 하는데…”

부러움 섞인 시선에, 그 자리를 떠나는 발걸음이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녀들은 마치 세상 어딘가에 함께 뭉쳐 있다가, 다시 제각각 흩어져 나온 조각 같았다. 다른 이들보다 먼저 지는 별일지라도, 누구보다 진지했고 하루를 더 간절히 붙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주어진 하루가 누군가에겐 얼마나 귀한 소망일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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