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아줌마

by 자그노기

현관 밖에는 고양이 다섯 마리가 사료를 먹으려고 줄지어 있었다.

눈만 마주치면 도망가던 녀석들이지만, 고양이 아줌마 앞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이 골목에서 고양이뿐 아니라 새들에게까지 먹이를 주는 사람으로, 모두가 ‘비둘기 아줌마’라 불렀다.


이곳은 초등학교 담벼락과 맞닿아 있어 그녀의 존재가 늘 논란이 되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글귀가 붙어 있는데, 그 옆에서는 그녀가 새들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지나갈 때면 그 모습을 은근히 바라보곤 했다.

그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했다.

사료를 먹은 고양이들이 우리 건물 쪽으로 와서 머물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녀가 “동물에게도 사랑을 베풀어야 해요.” 하던 말이 떠올랐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닌데, 참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일을 유별나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둘기 아줌마는 종종 미움을 받았다.

이곳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동물을 돌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스스로 먹이를 찾게 해야 한다는 이들은, 먹이를 주는 사람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물론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은 선하지만, 그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다.

사료에만 의존한 고양이들은 점점 게을러지고, 비만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동물들에게는 대통령이자 보호자였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렇게 따뜻하지 않았다.

때로는 이웃 간의 다툼이 일어나고,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비둘기 아줌마는 드러나지 않게, 아주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보람과 눈치가 동시에 엿보이는 것을 보았다.

그 표정에는 확신과 망설임이 뒤섞여 있었다.

마냥 환영해줄 수만은 없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눈치 속에서도, 생명을 향한 작고 따뜻한 사랑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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