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는 아이들과 아직 자라는어른
초등 아이들을 살펴보면 이런 장면이 자주 보인다.
“선생님, 얘가 때렸어요.”
“때리면 안 되지.”
“제가 먼저 때렸어요.”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먼저 놀렸어요.”
“기분 나빠서 그랬어요.”
변명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서로를 향한 비난과 욕설은 점점 수위를 높인다.
양보나 다정함은 한 조각도 남지 않은 듯, 거친 감정만 물 위로 떠오른다.
방금 전까지 사이좋게 놀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싸움으로 변한다.
그만하고 싶지만, 감정의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멈추질 못한다.
중재하는 동안 아이들은 씩씩대며 노려본다.
마음을 가라앉히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똑똑해서,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된 줄 알면서도 장난처럼 공격한다.
형이라고 해도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 약해 보인다며 만만하게 여긴다.
처음엔 손가락 욕으로 시작한다.
그냥 넘어가는 아이도 있지만,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아이도 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발길질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대의 약점을 빠르게 파악해 장난의 도구로 삼고, 무료함을 달래는 수단으로 공격성을 사용한다.
가만히 보면, 약한 사람을 향해 장난을 반복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세계는 늘 위협적이고 사납다.
언제 어디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현장이다.
또 싸울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늘 함께 있다.
같은 방식으로 훈육을 해도, 그들의 하루는 살얼음을 걷는다.
아이들은 겉으로 표현하고, 어른은 속으로 복잡한 감정을 품고 산다.
지금 우리도 그런 시절을 살고 있다.
겉과 속이 달라서,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쓰고, 상대를 해석해야 했던 시간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말 한마디도 걸러서 내보지만, 여전히 불안할 때가 있다.
아이들도 그런 과정 속에서 자라는 것일까.
그 시기에 맞는 몸부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을 보며 나도 완벽하지 않음을 안다.
어린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어른의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
성장은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역시 매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자라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