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섬, 완도 청산도에서
제주도 유생 장한철이 과거를 보기 위해 육지로 가던 중 표류하여 머물렀던 곳이 바로 청산도였다. 그의 흔적을 <표해록>에 기록해 놓아 후대가 알 수 있게 되었다. 청산도는 마냥 평온한 섬이 아니라 수탈의 섬, 고통의 섬이었다고 그는 전하고 있다.
청산도는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50분이면 도착한다.
바다로 둘러싸여 겨울에도 온통 산이 푸르고 물이 맑은 청산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특히 봄철에 유채꽃과 청보리밭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4월에는 섬 전체가 노랗게 물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제주도와 같이 돌과 바람이 많은 청산도는 한때는 고등어잡이와 삼치잡이로 유명했다. 일제 강점기 때 청산도는 고등어 파시인 해상 시장으로 번성했다. 수백 척의 배들이 드나들며 작은 청산도에 사람들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지금은 여유롭게 섬 주민들이 전복이나 김, 미역, 다시마 재배로 살아가고 있지만.
전라도 동쪽에 동편제가 있다면 전라도 서쪽에 서편제가 있다. 동편제는 소리가 강하고 우렁차며 장중한 느낌이라면, 서편제는 소리가 애절하고 부드럽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여, 촬영지를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남도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
봄에 가고 싶은 곳이 많이 있지만, 청산도에서 봄을 느끼기에 후회하지 않을 최적의 장소다.
슬로시티 청산도, 느림의 미학을 경험해 보자. 서편제 여 주인공 송화가 부르는 진도 아리랑에 잠시 귀 기울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