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자꾸 조급해질까

by 하솜


요즘의 조급함은 뚜렷한 이유 없이 찾아온다.

당장 급한 일도 없고, 누군가 나를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은 혼자서 먼저 달려간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나를 앞질러 가는 것 같고,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무언가 크게 잘못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쉬고 있어도 편해지지 않는다.


이 조급함은 의욕이 넘쳐서 생긴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감각이 나를 더 급하게 만든다.

우울 속에서의 조급함은 아이러니하다.


몸은 멈춰 있는데 마음만 계속 앞서간다.

그래서 지금의 나와 내가 되어야 할 모습 사이의 거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쯤 되면 조급함은 게으름의 반대편에 있다는 말이 조금 이해된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뭔가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사실 이 조급함의 밑바닥에는 하나의 감각이 깔려 있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느낌.


지금 나로서는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

그래서 마음은 계속 나를 몰아붙였지만, 몸은 따라오지 못한다.

이 간극이 요즘의 나를 가장 힘들게 한다.

오늘도 급해지지 않으려고 애써보지만, 그 노력조차 또 다른 부담이 된다.

그래도 이 조급함이 지금의 나를 설명해주는 감정이라는 사실만은 부정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은 이 조급함을 다루는 법을 모른다.

다만 이것이 나를 더 나아가게 하는 신호인지, 아니면 멈춰 있으라는 신호인지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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