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항상 생각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어느 날은 이유를 알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숨이 짧아지고, 어깨가 굳고, 괜히 속이 답답해진다.
마음속으로는 괜찮다고 말해본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이미 몸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긴장은 풀리지 않고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진다.
조용한 방 안에서도 소리가 크게 느껴지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린다.
쉬고 있는 시간인데도 몸은 계속 준비 상태처럼 긴장해 왔다.
그래서 불안은 더 피곤하다.
생각을 멈춰보려 해도 몸이 먼저 지쳐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많은 일을 한 것처럼 에너지가 소모된 느낌이다.
이 불안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뚜렷한 이유도, 분명한 사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저 견디는 쪽을 선택한다.
오늘도 나는 불안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감정이 몸을 통해 먼저 나타났다는 사실을 조용히 기록해둔다.
설명하지 못해도, 이 상태가 분명 존재했다는 것만으로 오늘 하루의 기록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