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지면 나는 무언가를 하려고 애쓴다.
마음을 다잡고, 괜찮다고 되뇌고, 지금 이 감정을 빨리 없애야 할 문제처럼 다룬다.
괜찮아져야 한다는 압박은 생각보다 강하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안 될 것 같고, 지금의 나는 정상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애쓴다.
불안을 밀어내려고, 붙잡고 흔들어 보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불안은 더 또렷해진다.
사라지지 말라는 신호처럼, 오히려 존재감을 키운다.
통제하려는 순간 나는 이미 불안과 싸우고 있다.
싸움이 길어질수록 지친 건 나다.
불안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숨을 더 가쁘게 만들고, 지금 이 상태를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어렵지만 다른 선택을 해본다.
불안을 고치려 하지 않고, 설득하지도 않고, 그냥 이 자리에 두는 것.
가만히 두는 일은 포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그게 불안과 싸우지 않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나는 괜찮아지지 않았지만, 스스로를 더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조금 다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