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태로도 아침은 어김없이 온다.
눈을 뜨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불안은 그대로인데 하루만 새로 시작된다.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이를 닦고, 물을 마시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몸을 움직인다.
감정과 상관없이 일상은 계속된다.
불안은 하루의 중심에 있지 않고 배경처럼 깔려 있다.
모든 순간에 스며들지만 모든 걸 망치지는 않는다.
웃는 순간에도, 멍하니 있는 시간에도 불안은 조용히 남아 있다.
괜찮지 않아도 몸은 움직인다.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채로 하루를 통과한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조금의 현실감을 준다.
오늘도 불안을 안고 하루를 보냈다.
잘 해낸 건 없고, 괜찮아지지도 않았지만 하루를 끝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여기까지 왔다.
불안 속에서도 시간이 흐르고, 나는 그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