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불안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진다.
처음엔 분명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 오늘도 이런 상태구나.’ 하고 넘어가게 된다.
그럴 때 문득 드는 생각은 “이 상태가 내 기본값이 된 건 아닐까.”라는 것.
괜찮아진 게 아니라 그저 여기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다.
매번 반응하지 않을 뿐이다.
심장이 빨라져도, 생각이 엉켜도 예전만큼 놀라지 않는다.
그게 성장인지, 포기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익숙함은 편안함과 닮아 있지만 전혀 다르다.
편안함은 숨이 트이는데, 이 익숙함은 숨을 참은 채 유지되는 느낌이다.
무뎌졌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오늘은 이 생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적어본다.
불안에 익숙해지는 게 무섭다고 느껴진다는 것, 아직 이 상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는 것.
어쩌면 이 기록은 내가 아직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작은 신호일지도 모른다.
불안이 익숙해졌다고 해서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