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태로도 다시 움직이기

by 하솜

한동안 나는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불안이 사라지면 움직이고, 마음이 정리되면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움직이지 않으면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 속에서 더 커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불안을 키우는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작게 움직이기로 했다.

완벽한 준비도, 확신도 없이.

그냥 가능한 만큼만.

불안을 안고서도 할 수 있는 일 하나.


불안한 채로 해낸 일은 대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행동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이 상태에서도 나는 멈춰 있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 하루가 조금 흐르기 시작했다.

정체되어 있던 시간이 아주 미세하게 앞으로 움직였다.

그게 바로 다시 흐름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불안은 여전히 곁에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불안과 함께 한 발을 내디뎠다.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작가의 이전글불안해도 선택할 수 있다는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