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을 서두르지 않기로 한 날

by 하솜

어느 순간부터 나는 회복을 하나의 과제로 대하고 있었다.

언제까지는 괜찮아져야 하고, 이쯤이면 달라져 있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기준들.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나 스스로에게 마감 기한을 걸어두고 있었다.


그래서 힘든 날이 오면 두려움보다 먼저 조급함이 올라왔다.

“아직도 이러면 안되는데.”

“이 정도면 나아졌어야 하는데.”

회복이 더뎌 보일수록 나는 나를 더 몰아붙였다.


하지만 그렇게 서두를수록 마음은 더 움츠러들었다.

앞으로 가야 한다는 압박은 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방식이 되었다.

지금 이 상태는 머물러서는 안 되는 곳처럼 느껴졌다.

어느 날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다.

정말로 지금 당장 나아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조금 느린 회복은 실패에 가까운 걸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느린 시간 속에서도 나는 완전히 멈춰 있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도 하루는 흘렀고, 나는 그 안에 있었다.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버텼다.

그 자체가 이미 삶의 일부였다.


그래서 오늘은 회복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더 빨리 괜찮아지려는 대신 지금의 속도를 그대로 허락해 보기로.

이 속도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리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간다고 해서 영원히 여기 머무는 건 아니다.

다만 나를 놓치지 않는 속도로 가고 있을 뿐이다.

그걸 인정하자 조금 숨이 트였다.


오늘의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확신도 없다.

하지만 이 상태로도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회복은 빨라지는 순간보다 멈추지 않는 태도에서 자라는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그 태도를 조용히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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