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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Oct 03. 2022

피톤치드 샤워하러

경기도 가평 잣향기 푸른 숲

10월 첫 연휴를 맞이해서  친구네 부부와 함께 '경기도 잣향기 푸른 숲'을 다녀왔다. 작년 이맘때 즈음 등산동호회 회원들과 근처 산을 등산하는 길에 시간이 남아 잠시 들렀던 곳으로 쭉쭉 뻗은 잣나무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음에 다시 오고 싶어서 찜해둔 곳이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하고 있고 수령 9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고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까지 가는  숲을 지나는 두세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잣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와 하나가 된다.

잣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와 하나가 된다.


'피톤치드'는 울창한 숲에서 많이 발생되며, 주성분은 테르펜(Terpen)이라는 유기 화학물질로, 흡입하면 심신에 쾌적감을 주며 피로 해소를 촉진시켜 유해물질과 스트레스로 손상된 몸과 마음을 맑게 해 주어 면역기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줌으로써 인체를 본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오도록 도와준다.(경기 산림환경 연구소 제공)  나는 매주 등산을 하는 편이지만 이곳처럼 키가 크고 오래된 잣나무가 많은 곳을 못 봤다. 산책로 초입부터 하늘 향해 높이 뻗은 잣나무와 푸른 하늘을 보니 갑자기 내 몸도 청량해진 느낌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를 통과해서 왼쪽의 피톤치드길을 통해 사방댐과 전망대를 찍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화전민 마을을 경유해서 힐링센터 명상공간이 있는 숲의 데크에 자리를 깔고 잠시 머물렀다. 세상에서 가장 신선하고 농축된 피톤치드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고 서울 도심에서 켜켜이 쌓였던 스트레스 덩어리들을 배출해 냈다. 새벽에 갓 내린 따뜻한 커피와 부드러운 롤케이크 4조각을 함께 나누면서 소박하지만 큰 행복감으로 하루를 채워나갔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차로 이동하면 이렇게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차로 이동하면 이렇게 다른 세상이 있다


숲에서 나와 차를 타고 37번 국도를 통해 조금만 마을 쪽으로 내려오니 한옥으로 멋지게 지어진 여러 채의 음식점들이 보인다. 그중에서  '잣두부 정식, 산나물 보리밥'이라고 커다란 게 써진 간판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대기줄에 서서 십여분을 기다린 후에 정식 2인분, 보리밥 2인분을 주문했다. 먹음직 스러운 건강 음식들이 테이블에 한가득 놓였다.  아까 먹은 롤케이크가 무색하게 제공된 모든 음식을 싹싹 비웠다. 식사 후에는 10분 거리에 있는 한옥 카페도 들러 노란 소국에 둘러쌓여 가을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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