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뷰 공간

코쿤캅, 여기는 태국

100일 글쓰기(09일 차)

by 소채

2007년, 고등학교 별장계 친구들은 초등학교 자녀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국내 경주여행에 이어 태국여행을 하기로 했다. 떠나야 할 인원은 자녀들까지 모두 16명이다. 마침 여행업에 잠깐 몸을 담갔던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가 여행 패키지를 예약하고 전반적인 가이드를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식별을 위해서 눈에 띄는 색깔로 유니폼을 맞취 입히기로 했다. 디자인은 여성 총무를 맡고 있는 친구의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파란색에 아톰이 그려진 귀여운 티셔츠와 하얀 바지가 아이들의 드레스코드(Dress Code)였다.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끼리만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유독 한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다른아이들은 모두 흰바지를 입었는데 혼자만 파란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미안하다 아들 !!! "



2022년, 별장계 친구 중에 제일 먼저 퇴직을 한 친구가 생겼다. 그 친구를 위로해주는 것을 명분으로 15년 만에 태국에 골프여행을 가기로 했다. 지금은 별장을 사려던 당초의 계획을 포기하고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해서 1년에 한 번 정도 국내 원정 골프를 친곤했다. 이번에는 그 자금으로 해외원정 골프를 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아내들의 동의를 얻었다. 중년의 남성들이 동남아 골프를 간다고 하면 우선 선입견부터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내들의 OK를 받았다. 그냥 오랜 결혼생활을 통해서 믿음이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살만큼 살아서 그런 건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10월 연휴를 D데이로 정하고 시간을 맞추었다. 출발 며칠 전부터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의 마음처럼 가슴이 설렜다. 오랜 친구들과의 모처럼 해외여행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남자들의 골프에 대한 승부욕 때문에 더욱 그랬다.



2007년, 머물고 있는 태국 호텔에는 호텔 건물 주위로 커다란 수영장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물놀이보다 더 좋은 놀이는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7월의 동남아 땡볕 아래에서 아이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활기차고 즐겁게 물놀이를 했다. 고등학교 별장계 친구들은 모두 수영을 잘한다. 그렇다고 수영반에서 함께 수영을 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가끔 수영장에서 만나서 수영을 했다. 그만큼 모든 멤버들이 수영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함께 즐겼다. 그러던 중에 나의 평영 발차기에 딸내미의 수경에 부딪치는 사고가 나서 식겁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아직까지도 딸내미는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코를 좀더 오뚝하게 성형수술을 하겠다고 주장한다.

미안하다 딸아 !!!


2022년,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10시에 돼서야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5시간 만에 방콕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를 지나 출국장에서는 수많은 가이드들이 각자의 손님들을 찾느라고 A4지 종이에 이름을 큼지막하게 들고 서있다. 코로나 이후로 거의 2년 동안 태국 여행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이 없어서 힘들었다가 이제는 관광객들이 밀려오고 있어 정신이 없다는 가이드의 귀뜸이다. 친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발견하고 주차장으로 이동해서 골프백을 싣고 한 시간 반가량을 고속도로를 달려 파타야 호텔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거의 오후 5시(국내시간보다 2시간 늦음)가 되었다. 호텔은 구글로 찾아 사진으로 볼때 보다 더 좋아 보였고 룸도 깔끔한 느낌이다. 앞으로 3일간의 태국 골프 원정경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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