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뷰 공간

코쿤캅, 남자들의 승부욕

100일 글쓰기(10일 차)

by 소채

고등학교 친구들과 태국에 온 이유는 '미스터 방배' 님의 퇴직을 위로차 의기투합한 것이지만 그건 이미 한국을 떠나올 때 모두 고국에 두고 왔다. 이제부터는 3일 동안 치러지는 냉정한 해외 원정 골프 경기만이 남아있다. 말이 '별장계'이지 이제는 별장을 살 생각은 완전히 접었다. 대신 한 달에 한 번씩 매달 마지막 일요일에 스크린 골프를 치고 별도로 매월 계좌이체를 통해서 골프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작년에는 군산 CC로 1박 2일 골프텔 패키지로 지역 맛집 투어와 함께 지방 원정 경기를 했다. '미스터 방배'님, '미스터 염창'님, '미스터 수지'님, '미스터 동탄'님, 이렇게 모두 4명이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아쉽지만 골프 필드를 나가지 못한다. 다만 스크린 골프는 빠지면 빠지는 대로 나머지 인원으로 모임을 갖는다.


'골프(Golf)'라는 운동은 희한하게도 점수가 적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축구, 농구, 탁구, 볼링, 그 어떤 운동도 점수가 많은 사람이 이기는데 골프는 그 반대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욕심을 내서 자꾸 끌어 모으려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비우고 줄여나가는 철학을 알려주는 운동이기도 하다. 남자들은 직장에 입사해서 빠르면 30대 초반에 늦어도 40대 중반에는 골프에 대한 유혹에 빠진다. 왜냐하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골프를 치는 기회들이 생기기 때문이고 회사의 상사들은 대부분 골프를 잘 치고 그들과 가까워 지기 위해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고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투자가 시작된다. 쉽게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스포츠가 바로 골프이다.

'골프(Golf)'라는 운동은 희한하게도 점수가 적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친구 중에 제일 잡기에 능한 '미스터 수지'님이 골프를 제일 늦게 시작했고 한때는 '미스터 방배' 님이 제일 잘 쳤는데 골프에 흥미를 잃고 '등산'과 '독서'에 빠져있는 사이, 최근에는 '미스터 염창'님의 엄청한 연습량과 필드 경험으로 인하여 1등을 독점하고 있다. 거기다가 최근에 다크호스로 등장한 '미스터 동탄' 님이 스크린에서는 '미스터 방배'님과 2등을 번갈아 하고 있다. 한마디로 동탄님은 상승세, 방배님은 하락세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평소에 룰 세팅을 전담하는 '미스터 동탄' 님은 스마트폰에 하나하나 이번 원정경기의 룰(Rule)을 정하고 타이틀(시상,Title)을 정했다. 첫째 날을 기존의 핸디를 적용해서 3등과 4등을 한 사람이 그날 점심식사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고 둘째 날에는 첫째 날의 골프 스코어로 핸디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태국에서의 2일 차 아침에 골프 첫 티업을 위해 숙소에서 모두 골프복을 착용하고 7시경에 출발해서 한 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곳은 카오 케오우 (Khao Kheow) 골프클럽이다. 도착하자마자 노란색 상의에 검은 바지 차람의 캐디들은 일사불란하게 골프가방을 전동카트에 각각 1개씩 실고 티업 장소로 이동을 한다. 이곳은 한국의 골프장과는 다르게 골프 플레이어당 전동카트가 1대, 캐디 1명이 함께한다. 한국의 캐디가 4명의 플레이어를 챙기려면 보통 골프채를 8개 이상씩 들고 이리뛰고 저리뛰어 다니는 반면에 이곳에서는 클럽을 1개나 2개 정도만 챙겨서 주면 된다. 마치 PGA 경기의 선수와 전용 캐디처럼 18홀 동안 한 팀으로 움직인다. 골프 치는 동안 여유 있게 그리고 넉넉하게 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골프인들이 동남아 골프를 선호하는 듯한다.


첫 번째 홀에서의 티샷(Tee Shot)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몸이 안 풀린 것도 있지만 잔디도 억세고 동남아 한낮의 날씨는 모든 플레이어들을 파김치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조금씩 잔디와 환경에 적응됨에 따라 홀당 스코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할 때부터 캐디들에게 정확한 스코어를 기재해 달라는 요구가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스코어를 적고 트러블 샷(Trouble Shot)도 볼이 놓인 그 자리에서 치도록 했다. 서로 간의 보이지 않는 승부욕이 발휘되고 있었고 선수와 캐디 간에는 '파이팅'을 외치면서 팀워크를 발휘하기도 했다. 최종 스코어는 국내에서 칠 때 보다 각자 10타 이상씩은 더 쳐서 형편없는 점수였지만 나름 1차전은 탐색전이라 생각하고 핸디를 다시 정했다. 지역 맛집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한 늦은 점심식사는 '미스터 방배'님과 '미스터 수지' 님이 지불하고 다음날 2차전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점심식사는 '미스터 방배'님과 '미스터 수지' 님이 지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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