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가족 친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채 Nov 08. 2022

부모의 집, 주택연금

100일 글쓰기(42일 차)

"자식은 부모에게 아홉을 받고도 하나를 더 바라고,
부모는 자식에게 열을 다 주고도 하나를 더 못줘서 안타까워한다."


지금 살고 있는 방배동에서 본가인 상계동까지 거리상으로는 30km 밖에 안되지만 서울의 북쪽과 남쪽이다 보니 항상 교통이 막혀 왕복 2시간 이상 걸린다. 부친이 돌아가신 이후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찾아뵈려고 하나 그러지 못할 때가 있어 항상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본가를 방문하고 집에 가려고 하면 항상 모친은 반찬이며 주전부리며 뭔가를 챙겨주려고 한다. 먹여주고, 키워주고, 공부시켜주고, 취업시켜주고 평생을 옆에서 돌봐 주었는데 중년의 나이가 된 아들을 아직도 뭘 챙겨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신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다.  지금 살고 계신 아파트도 물려주시겠다고 몇 번 언질을 주셨다. 나는 "당신들 재산은 당신들이 다 쓰시라"고 만 했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며칠 전에 모친과 대화하던 중에 친구분 중에 주택연금을 가입해서 월 70만 원씩 받으시는 분이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다. 왜 나는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마음에 인터넷으로 관련 내용을 찾아보았다. 기본 적인 콘셉트는 이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서는 상담이 필요했다. 상계동에서 제일 가까운 곳을 찾아보니 '한국 주택 금융공사 북부지사'가 노원역 근처에 있었다. 모친과 함께 상담처를 방문했다. 커다란 빌딩의 10층에 위치한 사무실은 넓고 쾌적해 보였고 전망도 괜찮았다. 생계유지를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신청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바로 앞의 상당 신청자들은 노부부였는데 왠지 입구에서부터 표정이 좋지는 않았고 상담을 마치고도 얼굴이 심각해 보였다.


차례가 되어 상담실에서 나이 지긋해 보이는 상담사와 삼십 분 정도 주택연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상담을 마쳤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모친의 연령을 기준으로 매월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계산해 주었다. 약식으로 대략 200만 원 정도라는 말에 생각보다는 많은 금액이 나와서 조금 놀랐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택연금이 담보 대출이기 때문에 '이자'가 대략 5% 정도 매월 붙고 '복리식'으로 계속 늘어난다고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물론 신청자가 사망 후에 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이기 때문에 모친이 걱정할 일은 아니다. 상담사 말에 의하며 간혹 신청인들은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데 자식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은 주택연금에 대해서 첫 상담은 했으니 실제로 신청을 '할지, 말지'와 만약 신청하게 되면 '언제 할지'만 결정하면 된다. 모친을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왠지 마음이 편안해 졌다. 나는 모친이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내 자녀들도 같은 생각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모친이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여사 전상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