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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Nov 20. 2022

출판 계약서, 마음이 조급 해지다

100일 글쓰기(55일 차)

출판사에 중간 원고를 보내고서 출판사 대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 김본부장, 이번 주 시간 괜찮으면 차나 한잔 합시다. 계약서도 쓰고." 전전 직장에서 직책이 서비스본부장으로 근무했던 터라 아직까지 나에게 '본부장'이라는 호칭을 쓴다.  올해 7월 즈음에 자동차 전문서적 출판사인 '도서출판 골든벨'로부터 '도로교통 안전관리자'용 수험서를 의뢰받았다. 해당 공인 시험을 응시해서 합격증을 받고 나서야 수험서 쓰기를 시작했다. 출판 기획 회의를 통해 목차나 구성 등을 논의 하고  기존 출제된 문제들을 분석하고 정리해서 어느 정도 틀이 완성되었다. 혹시나 좀 더 세부적인 구성에 대해서 출판사와 나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재확인차 중간 점검 원고를 보낸 것이다. 유선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세부내용은 방문해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 김본부장, 이번 주 시간 괜찮으면 차나 한잔 합시다.
 계약서도 쓰고."


평일 점심시간에 용산에 있는  출판사를 방문했다. 출판사 대표는 정확한 연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보단 열 살 정도 많다. 하지만 가끔 나보고 농담으로 "형님, 형님~" 하신다. 우연히도 그분의 친형의 성함이 내 이름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본도 '안동 김 씨'로 같다. 그런 인연으로 어찌하다 보니 골든벨 출판사를 통해서 자동차 관련 책을 여러권 출간했다. <운전은 프로처럼, 안전은 습관처럼,2014>, < 나도 튜닝 한번 해볼까,2015>, <자동차 서비스 KPI,2018>, <내 트럭 200% 활용하기,2019>, <타이어 정복기,2021>  물론 소설이나 수필같은 장르가 아니고 독자가 한정된 분야다 보니 판매부수가 그다지 많지는 않다. 이번에 새로 도전하는 수험서는 어쩔될지 잘은 모르지만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미팅을 하고나니, 다행히 출판사 대표의 생각과 나의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출판사 측에서는 기존 수험서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실전문제 풀이 동영상'을 요청했다. 다소 부담스러운 작업이기는 하겠지만 책을 구매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거 같아서 원고를 마치는대로 동영상을 촬영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왜냐하면 생각보다 수험서 내용 쓰기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기다가 동영상 원고까지 정리하고 연습하려면 올해 안에 끝내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원고 제출일을 올해 말로 정하고 서명을 하고 나니 전에 느끼지 못하던 압박감이 느껴졌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미팅을 끝내고 출판사 관계자들과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마시는 동안에도 내 머릿속에는 수험서가 오르락, 내리락 했다.  

카페에서 '아인슈페너'를 마시는 동안에도
내 머릿속에는 수험서가 오르락, 내리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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